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세일즈 외교'가 하루 동안 3조 5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해외 투자유치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지사는 13일 오후(현지 시각) 약 3조 원 규모의 탄소저감 친환경 복합물류센터를 조성하는 초대형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김 지사는 또 같은 날 오전 5천억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용 가스 생산 시설 투자 협약을 맺었다. 특히 이 투자 협약은 김 지사가 지난해 11월 도담소(옛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열었던 '최고경영자(CEO) 초청 투자유치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ESR켄달스퀘어사, 경기도에 7년간 약 23억 달러(약 3조 원) 규모 투자
김동연 지사는 이날 미국 뉴욕 렉싱턴애비뉴에 위치한 W본사(ESR그룹 주주사이며 글로벌 사모 주식펀드 회사)에서 물류부동산 개발 및 운영 회사인 ESR켄달스퀘어(주)와 투자 행사를 개최했다.
ESR켄달스퀘어(주)는 향후 7년간 약 23억 달러(한화 약 3조 원)를 투자해 경기도 내 최대인 100만㎡ 규모의 친환경 복합물류센터를 개발하게 된다. 친환경 복합물류센터에는 ▲수소물류시스템(수소충전소, 수소지게차 등) ▲드론 배송 및 운영센터 ▲스마트팜 ▲신산업 테스트베드 등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지사는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복합물류센터를 조성하면서 신기술·신산업을 실증․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효과도 얻을 수 있다"면서 "단순 물류가 아니라 미래 유망 신산업을 이끌어갈 새로운 기회의 장이라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남선우 ESR켄달스퀘어(주) 대표도 "경기도와 협력해 이 프로젝트가 친환경에도, 지역 주민에도, 경기도 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사업이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친환경 복합물류센터 조성을 통해 수도권 물류난 해소, 신재생에너지 활용, 대규모 고용 창출, 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규 고용효과만 5천여 명, 경제 유발효과 2조 5천억 원, 연간 130억 원 이상의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ESR켄달스퀘어(주)는 2014년 글로벌 부동산 운영 및 투자사인 ESR그룹이 합작 설립한 국내 최대의 물류센터 투자 및 개발 플랫폼 외국인 투자 기업이다. ESR은 글로벌 기준 1,495억 달러 규모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물류 투자기업으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아시아 태평양(Asia-Pacific)지역을 거점으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프로덕츠사, 경기도에 5천억 원 투자 양해각서 체결
앞서 김동연 지사는 이날 오전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 생산 전문 기업인 에어프로덕츠사와 5천억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용 가스 생산시설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김 지사는 펜실베니아 앨런타운에 위치한 에어프로덕츠 본사에서 세이피 가세미(Seifi Ghasemi) 에어프로덕츠 회장, 윌버 목(Wilbur W. Mok) 에어프로덕츠 아시아 사장, 김승록 에어프로덕츠 코리아 사장과 이런 내용을 담은 투자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번 에어프로덕츠의 투자 결정은 김동연 지사의 투자 유치 노력에 따른 실질적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24일 도담소에서 투자 결정을 앞둔 5개 미래 성장 혁신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투자 유치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어떤 지방정부나 심지어는 중앙정부보다 적극적으로 기업을 지원하겠다"며 투자를 독려했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김승록 에어프로덕츠 코리아 대표는 김 지사에게 에어프로덕츠 미국 본사 방문을 요청했고, 이날 5천억 원 투자 유치로 이어진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양해각서 체결과 관련 "이번 투자로 경기도는 세계적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클러스터 조성, 도내 중소기업을 위한 좋은 기회, 반도체를 넘어 수소 산업까지 이어지는 미래먹거리 확보라는 세 가지 효과를 얻게 됐다"며 "더 큰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이피 가세미(Seifi Ghasemi) 에어프로덕츠 회장은 "단순히 고객사와 제품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면서 기업에, 나라에, 인류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다"면서 "앞으로도 경기도에 많은 투자를 하겠고 많은 협력관계 기대한다. 에어프로덕츠가 보유한 기술을 통해 탈탄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라 에어프로덕츠사는 5천억 원을 투자해 경기도에 반도체 산업 필수 소재인 산업용 가스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민을 우선 채용하기로 해 신규고용 창출도 예상된다.
김승록 대표는 이날 양해각서 체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투자를 위한 제반 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겠다는 김동연 지사의 권유에 저와 에어프로덕츠가 응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려면 물과 전기 등을 끌어와야 하는데, 그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허가, 지역 주민과 문제 등이 발생한다"며 "반도체 공정에서 일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경기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1940년 설립된 에어프로덕츠는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업체로 반도체, 석유화학, 식음료, 첨단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 산업용 가스와 관련 설비를 공급함으로써 연간 127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