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공성 강화로 기후정의 실현하라! 생태학살 중단하고 기후정의 실현하라!
시민과 함께 정의로운 전환 실현하라! 일자리를 보장하고 정의로운 전환 실현하라!
농어촌 파괴하는 기후대책 중단하라! 기후위기 범죄집단, 탄녹위를 해체하라!"
4월 14일 오후 2시 세종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앞이 쩌렁쩌렁 울렸다. 이날 이곳에서 "414기후정의파업, 함께 살기 위해 멈춰" 집회가 열린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414기후정의파업조직위원회에 가입한 350개 단체 소속 회원, 814명의 추진위원 및 시민 등 무려 4천여 명이 참여했다. 집회 참여를 위해 전국 27개 지역에서 40여 대의 참가단 버스가 운행됐다(관련 기사:
"윤석열에 경고한다... 기후악당 정부 멈춰!" https://omn.kr/23j7c).
특히 신공항 건설반대 지역별 대책위, 삼척 화력발전반대 지역대책위, 지리산 산악열차반대 지역대책위, 홍천양수발전반대 지역대책위, 농어촌파괴형 풍력태양광반대 지역대책위 등 정부의 기후위기 가속화 정책을 저지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지역주민들의 투쟁단위들이 행사에 대거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앞 본 집회를 시작으로, 산업부, 국토부와 환경부 앞에서 각각 규탄집회가 열렸다. 또한 전체가 행진을 하면서 참가자 전체가 함께하는 직접행동(퍼포먼스)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기후위기의 주범은 정부... 기후붕괴, 위기는 사회적 약자에 전가되고 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선언문에서 이 가공할 기후위기의 주범은 바로 정부와 자본이라고 진단하고 고삐풀린 자본을 통제해야 사회적 약자와 우리의 숲과 강과 바다 그리고 그 안의 뭇 생명들을 살해하는 생태학살을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모든 게 점점 또렷해지고 있다. 탄소중립 녹색성장, 1.5도의 약속,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의 화려한 말들 뒤에 감춰졌던 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난 삼십 년 동안 반복된 각국 정부와 기업의 해법은 이제 기후붕괴까지 채 십 년도 남지 않았다는 고백이 되었다. 모두의 위기라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위기는 노동자, 농민, 가난한 사람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주장한다.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기후위기의 가장 큰 책임이 정부와 기업에게 있다는 것을"이라고 말이다.
"위기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2019년 한국사회에 기후위기가 울려 퍼진 이후 코로나19 보건위기, 돌봄위기, 에너지위기에 이어 고금리 고물가가 쏘아 올린 경제위기까지 연이은 위기들의 연쇄는 기후위기가 온실가스 그 이상의 문제임을 직감하게 한다. 바로 자본이 초래한 위기가 서로 다른 이름의 위기로 우리를 덮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본은 오직 이윤을 위한 생산에만 골몰한다. 그 무엇이든 가장 값싸게 조달하기 위해 착취와 수탈을 서슴지 않고 그 무엇이든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어 이윤을 축적한다. 이러한 자본의 폭력으로 노동자의 삶과 권리는 짓밟히고 사회의 돌봄과 연대의 역량은 파괴된다"고도 짚었다. 그 결과 "오롯이 여성에게 사회재생산 책임이 전가되며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와 같은 소수자들에 대한 사회적 배제는 강화된다"는 것이다.
즉 요약하면, "한마디로 자본에 의해 사회 전체가 수탈당하는 상황에서 사회는 지속 불가능하다. 그 결과가 한국사회의 기록적인 저출생, 높은 자살률과 산재 사망률로 나타난다"는 주장이었다.
"이윤 위해서라면 모든 것 삼키는 자본 폭력 멈춰야"
이들은 인간이 자연을 약탈적으로 대하고 있다며, 이를 멈추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나아가 "이와 똑같은 짓을 자본은 비인간 생명에게 생태계 전체를 향해 반복하고 있다. 자연에서 오직 값싸게 원료를 뽑아내려는 자본에게 생태계의 재생과 순환이 끼어들 틈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후위기는 이러한 생태위기의 일부일 뿐이다. 자본의 자연에 대한 수탈과 학살을 멈추지 않으면 기후위기 대응은 불가능하다" 단언한다.
그래서 이들은 "어떤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라며 "이윤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집어삼키는 자본의 저 잔혹한 폭력을 멈춰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도 버젓이 건설되는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 돈만 되면 아무 곳에나 들어서는 재생에너지 시설들, 발전소와 함께 노동자의 삶도 폐쇄하겠다는 정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 모든 부조리는 오직 자본의 이윤논리에서만 가능하다. 심지어 에너지 대부분을 소비하는 기업들에겐 혜택을 주면서, 시민들의 에너지 요금 인상으로 공기업 적자를 메꾸겠다는 정부의 방침엔 하연실색할 따름"이란 것이다.
이들은, 필수재인 에너지와 교통의 사회공공성 강화로 고삐 풀린 자본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와 교통은 사회공동체가 함께 생산하고 관리해야 하는 공공재임을 선언하자. 이윤을 위한 자본의 에너지 사용을 통제하고 공공이 주도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투쟁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토건자본과 결탁한 정부와 지자체의 온갖 개발사업들의 역사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기후위기 대응이든 개발사업이든 모두 돈이 되기 때문이다"이라고 개탄한다.
"전국의 공항 열 개를 더 짓겠다는 신공항 계획은 국비 수십조 원이 풀리는 사업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겠다고 하더니 아예 자본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꼴"이라고 했다. 이들은 "설악산을 비롯한 모든 국립공원에 설치하려는 케이블카 사업, 그린벨트 해제가 노리는 부동산 개발도 마찬가지다. 이윤을 위한 개발사업들의 결과는 생태학살이다. 그냥 숲과 산과 바다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들의 터전이 온갖 돈벌이를 위해서 파괴되고 사라지는 것이다. 온갖 난개발 사업들은 자본의 자연에 대한 수탈과 학살이며 기후위기의 다른 모습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주장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다함께 목청을 높였다.
"기후정의를 향한 사회공공성 강화로 정의로운 전환을 추진하라!"
"자본의 이윤축적을 위해 기후위기 가속화하는 생태학살을 멈춰라!"
이들은 이날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앞을 시작으로 산업통산자원부와 환경부 앞에서도 각각 집회를 열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자본을 강력히 성토했다.
규탄과 성토의 절정은 퍼포먼스에서 표출됐다. 행진 도중 갑자기 차도를 막고 그 자리에서 일제히 드러눞는 다이인 퍼포먼스를 펼치는가 하면 환경부 앞에서는 붉은색 연막탄을 피우면서 환경부를 연막탁으로 뒤덮어 버리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환경부 맞은편 빌딩엔 "기후위기, 우리가 대안이다. 기후정의, 우리가 길을 낸다"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다양한 각양각색의 피켓을 제작해서 행진 도중 피케팅을 벌였고, 흥겨운 공연과 연단에서는 기후위기에 맞서는 전국의 다양한 투쟁 현장에서 올라온 연사들이 지역의 상황을 공유하면서 윤석열 정부와 자본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날 이들이 현장에서 주장한 6대 핵심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하나, 에너지 공공성 강화로 전체 에너지 수요를 대폭 감축하고, 시민들의 필수적 에너지를 탈상품화해 에너지 기본권과 주거권을 보장하라!
하나, 에너지기업들의 초과이윤을 환수하고 공공주도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탈석탄·탈핵을 추진하라!
하나, 모두를 위한 공공교통 확충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라!
하나, 노동자, 농민, 지역주민, 사회적 소수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시작하라!
하나, 광범위한 환경파괴와 생태학살, 신공항, 케이블카, 산악열차 건설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
하나. 자본과 결탁한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 그린벨트 해제 권한 지자체 이양 시도를 철회하라!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