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도지사 특별보좌관이 MBC충북의 보도를 막으려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에게 '기사화하지 말아달라 연락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해당 보좌관은 보도 중지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 예시안까지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4일 MBC충북은 '김영환 지사 땅 700년 묘 엉터리 이장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김 지사가 공동소유한 충북 괴산군 청천면 임야에서 발생한 '분묘 이장' 갈등을 보도했다. 김 지사가 최근 특별보좌관을 시켜 자신의 땅에 있던 파평 윤씨 가문의 묘를 이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족 측이 제대로 된 값을 못 받았다고 항의하는 반면 김 지사 측은 합의한 대로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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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날 보도 직전 김 지사의 특별보좌관인 A씨는 윤씨 일가의 자손 B씨에게 연락해 기사화를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취재에 따르면, A씨는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묘 이장에 따른 추가비용이 얼마나 소요되냐고 물은 뒤 "아버님, 동생과 잘 협의해 연락을 달라"며 추가 보상을 암시하는 듯 말했다. 이어 "지금 방송에 나간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 서로 얼굴에 똥칠하는 것"이라며 "내가 전화번호를 줄 테니 MBC(충북) 기자분한테 전화해 '우리 가정사인데 왜 당신들이 그렇게 하냐' 한번 말씀을 주시라"고 당부했다.
또한 "지사님이 오늘 하루 종일 일도 못했다. 나한테 전화 다섯 번 왔다. 잘 타협을 해서 저쪽에 서운하지 않게 하라고 얘기를 하신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기자들이 '산주(김영환 지사) 측에서 전화하라고 했냐'고 물어볼 건데 그건 아니고(라고 말해달라)"며 "기왕에 만난 것도 인연이니까 전화 좀 해주셔서 원만하게 잘 끝났다고 얘기하라"라고 말했다.
전화통화가 끝난 뒤 A씨는 B씨에게 MBC충북 소속 직원의 연락처를 보냈다.
또 MBC충북 간부에게 보낼 문자메시지 예시안까지 보냈다.
기자가 입수한 A씨의 메시지에는 "보도가 나간다면 가문과 조상님들께 누가 될 것 같아 가족들도 보도를 원치 않고 있다. 보도를 중지시켜달라"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편 A씨는 지난 20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김 지사로부터 특별보좌관(무급, 비상근)으로 임명됐고, 지난 3월에는 충북도청이 운영하는 공기업인 충북개발공상의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A씨는 추가보상 시사와 보도를 막아달라 발언한 것과 관련해 "합의서상 다 끝난 일이지만 자꾸 다른 얘기가 나오고, 추가 비용을 말해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