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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엄마, 손자가 같이 거닐 수 있는 산책로. 소나무와 꽃과 계곡이 어우러진 자연의 숲. 주차료, 입장료, 미세먼지가 없는 휴식공간, 강릉 솔향 수목원이다.

"경로우대증 있나요, 몇 분이시죠, 어린이는 없나요."

대부분 관광지 출입구에서 입장료를 받기 위해 안내원이 하는 말이다. 이곳에 오면 이런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입장이 무료라서다. 몇 시간 머무는 것에도 신경 쓸 일이 없다. 여기에 주차료도 받지 않는다. 간섭이라고는 전혀 없다.

천연 숲 그대로 
 
강릉솔향수목원에 조성된 꽃길(2023.4.30)
 강릉솔향수목원에 조성된 꽃길(202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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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허투루 한 공간이 아니다. 입구에서부터 각양 각색의 꽃들이 저마다 뽐내며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산새소리와 졸졸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싱그러움을 더해 준다. 빨갛고 노랗게 피어난 튤립이 아이들을 맞이하고 생강나무와 때죽나무의 군락이 어른을 반긴다. 여기에 금강송이 피톤치드를 내뿜으며 천연 숲 그대로를 자랑하고 있다.
 
수목원 전체가 소나무 군락지를 이룬다(2023.4.30)
▲ 금강송 수목원 전체가 소나무 군락지를 이룬다(202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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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솔향 수목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나무를 테마로 24만 평에 부지에 23개의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2013년 10월 30일 칠성산 자락에 개장했다. 칠성산은 구정면 어단리와 왕산면 도마리, 목계리 사이에 있는 953m 높이의 산이다. 산꼭대기에 7개의 바위가 있는데 이것이 마치 칠성과 같이 생겼다 하여 칠성산(七星山)이라 불린다. 1996년 무장공비들의 도주로로 칠성산을 택할 정도로 숲이 우거져 있다.
 
칠성산 자락은 천연의 숲과 계곡이 흐른다
▲ 숲과 계곡 칠성산 자락은 천연의 숲과 계곡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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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의 숲을 자랑하고 있지만 의외로 강릉에서 접근하기 좋은 곳이다. 경포 해변에서 20여 분, 강릉시내에서 10여 분이면 다다른다. 강릉솔향수목원은 경포 해변이나 정동진, 안목 커피거리,오죽헌 같은 명소에 비해 아직 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크게 붐비지 않는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김형설(73)씨는 "바다를 보러왔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 수목원으로 왔습니다. 이곳은 바람도 없고 많이 붐비지 않아서 좋아요, 가족들이 하루 쉬다가 가기에는 최적의 장소 같습니다" 하고 만족해했다.
 
꽃길로 조성된 수목원을 걷고있는 방문객
▲ 단체관광객 꽃길로 조성된 수목원을 걷고있는 방문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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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솔향수목원은 난대식물원, 비비추원, 사계정원, 약용식물원, 염료식물원, 원추리원, 천년숨결 치유의길, 하늘정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봄에 가장 볼만한 것이 사계정원, 천년숨결 치유의길과 하늘정원이다. 사계정원은 정원의 이름 그대로 사계절 내내 아름다움을 자랑하는데 봄에는 다양한 꽃이 핀다. 어린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좀 더 오르면 곰 가족이 어린이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어린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2023.4.30)
▲ 곰돌이 가족 어린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202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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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숨결 치유의 숲은 적송이 즐비하게 서 있어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또한 서양측백나무를 식재해서 스트레스를 날리면서 걷기에 최적의 장소다. 나이 지그한 어른들이 가장 선호하는 산책길이다.

강릉에서 일주일에 한번은 찾는다는 이주형(67)씨는 "금강송에서 내뿜는 피톤치드를 다 마시고 가는 기분이라 이곳에 오면 일주일 피로를 풀고 갑니다. 또한 접근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입장료도 없고 주차료도 없어 강릉시민들에게는 자연이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죠" 하고 강릉에 사는 것을 자랑한다.

가정의 달에 최적의 장소 
 
금강송과 측백이 어우러져 피톤치드를 내 뿜는다(2023.4.30)
▲ 데크길 금강송과 측백이 어우러져 피톤치드를 내 뿜는다(202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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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은 수목원에서 하늘과 맞닿은 전망이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은 나무로 계단을 만들었고, 일부 구간은 우드 칩을 깔아 자연 그대로를 고스란히 느끼면서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강릉 시내와 경포 바다를 조망 하면서 물 한 모금 마시고 큰 호흡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하늘정원에서 보이는 강릉시내와 바닷가(2023.4.30)
▲ 강릉시내 하늘정원에서 보이는 강릉시내와 바닷가(202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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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을 보고 내려오는 길 의자에 산벚 꽃잎이 사람 대신 수줍게 앉아 있고 산책로 옆으로 고개를 내민 야생화와 냇가에서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 어우러져 숲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가족들과 함께 산책나온 권순석(45)씨는 "시내에서 불과 10여 분 정도에 이런 숲이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복잡하고 주차하기 어려운 관광지 보다는 숲속길을 걸으면서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정원이 있다는게 행운입니다"라고 만족해했다.
 
바위틈 사이에 피어난 야생화(2023.4.30)
▲ 메발톱 바위틈 사이에 피어난 야생화(202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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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산에서 흘러온 계곡에는 피라미, 버들치들의 놀이터가 된다. 물이 맑아 바닥이 휜히 보인다. 할아버지가 손자 손을 잡고 동무가 되어준다. 성급한 아이는 벌써 물놀이를 한다.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좋은 냇가
▲ 계곡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좋은 냇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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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는 이름 모를 꽃잎들이 산새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꽃 구경, 숲 산책을 겸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병풍처럼 둘러쌓인 칠성산이 아늑함을 더해준다.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오늘도 이곳은 바람이 없다. 가족들이 손잡고 콧노래를 부르면서 5월 가정의 달을 강릉 솔향수목원에서 맞이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태그:#강릉솔향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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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걸리지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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