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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법무공단의 법률자문서.
정부법무공단의 법률자문서. ⓒ 박강산 의원
 
법무부 산하 정부법무공단도 '한 날 한 시에 보는 기초학력진단평가(일제고사)를 유도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하도록 규정한 서울교육청기초학력보장지원조례'(일제고사 성적공개조례)에 대해 '현행 법에 모순·저촉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3일 오후 이 조례 재통과를 시도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5개 법무법인 중 4개 법무법인이 '해당 조례는 법령 위배 가능성'

3일, <오마이뉴스>는 서울시의회 교육위 박강산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정부법무공단의 '일제고사 성적공개조례' 법률자문서를 입수해 살펴봤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10일 통과된 해당 조례에 대해 지난 4월 3일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청한 바 있다. 이 재의 결정에 이 정부법무공단의 법률자문서 내용 등이 주요하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만,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왔다. 이 자문서가 작성된 때는 지난 3월 23일이다.

이 법률자문서에서 정부법무공단은 '기초학력 보장에 관련된 내용을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제정하는 것이 교육감의 권한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 "기초학력보장법 등이 기초학력진단검사 실시에 필요한 세부 사항은 '교육감'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기초학력진단검사 등 기초학력 보장 계획에 관한 사항은 교육부장관 및 교육감의 기관위임사무에 해당되어 (서울시의회) 조례로 규율할 수 없다고 봄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정부법무공단은 '조례안이 제7조(기초학력 진단검사 현황 및 결과 공개)에서 기초학력진단검사의 지역별, 학교별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해 "조례안에 기초학력진단검사의 현황 및 결과를 지역·학교별로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는 교육기관정보공개법 제5조,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기초학력보장법 제7조, 같은 법 시행령 제6조 등의 규정과 취지에 모순·저촉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정부법무공단은 "교육기관정보공개법 제5조는 해당하는 교육 관련 정보 공개의 범위 및 방법 등에 관해 전국에 걸쳐 일률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율하려는 취지로 보인다"면서 "기초학력보장법 제7조 등은 기초학력진단검사 결과의 공개 등을 교육부장관 및 교육감의 권한으로 정하면서 별도로 그 결과의 외부 공개에 관해 정하고 있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조례안에 대해 정부법무공단을 비롯한 5개 법무법인에 법률자문을 맡겼는데 '교육감 고유권한침해 여부'에 대해 4개 법무법인이 '침해' 의견을 냈다. 또한 '평가 결과 공개 조항의 상위법 위반'에 대해서는 4개 법무법인이 '위배'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3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해당 조례안에 대한 법률 자문 결과 다수의 법무법인에서 법령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면서 재의 시도를 멈춰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박강산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서울시의회가 기본적인 상위법 위배 확인조차 건너뛰고 조례안을 강행하는 것에 시의원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29개 교육시민단체 "시의회에서 강행하면 대법원에 제소하라" 
 
  3일 오전 11시, 서울교육희망네트워크, 전교조 서울지부,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등 29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 공개조례 폐기'를 요구했다.
3일 오전 11시, 서울교육희망네트워크, 전교조 서울지부,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등 29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 공개조례 폐기'를 요구했다. ⓒ 윤근혁
 
한편, 3일 오전 11시, 서울교육희망네트워크, 전교조 서울지부,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등 29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아래 서교협)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약 시의회에서 (3일 오후 2시) 조례가 재의결된다면 지방자치법 107조 3항에 의거 즉각 대법원에 제소하라"고 서울시교육청에 요구했다.

서교협은 기자회견문에서 "기초학력 보장에 관한 사무는 '기초학력 보장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한 국가사무이며 법령에서 조례에 위임하고 있는 사항이 없어 조례 제정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면서 "또한 조례가 평가 결과를 지역, 학교별로 공개하도록 한 것은 교육기관 정보공개법 위반과 함께 상위법의 위임 없이 의무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조례로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은경 서교협 상임대표(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대표)는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단 한 차례의 공청회와 토론회도 없이 위법적인 조례를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제고사 공개 조례#서울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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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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