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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3일 공개한 A씨의 유서 전체.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3일 공개한 A씨의 유서 전체. ⓒ 민주노총 건설노조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 사망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소속 A씨(49)의 유서가 일부 공개됐다. 유서엔 "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다" "정당한 노조활동을 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사 독재정치의 제물이 되어 지지율 올리는 데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또 죄없이 구속되어야 하는 게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노동절이었던 1일 분신해 다음날인 2일 숨진 A씨는 가족, 건설노조, 야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앞으로 총 3통의 유서를 남겼다. 이중 건설노조와 야당에 보낸 유서가 유가족 동의 하에 3일 공개됐다.

"노동자를 앞길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 놈"

건설노조는 A씨가 공책을 찢은 종이에 12줄 분량으로 쓴 자필 유서를 이날 전체 공개했다. 건설노조가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A씨는 "동지분들은 힘들고 가열찬 투쟁을 하시는데 저는 편한 선택을 한 것 같다"라며 "하지만 항상 동지분들 옆에서 힘찬 팔뚝질과 강한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겠습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의 검찰 독재정치, 노동자를 자기 앞길에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 놈 꼭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주세요"라고 썼다.

야당에 보낸 유서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에 의해 전문이 공개됐다. 용 대표가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A씨는 "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라며 "억울하고 창피합니다.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사독재 정치에 제물이 되어 자기 지지율 숫자 올리는 데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또 죄 없이 구속되어야 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라고 썼다.

이어 A씨는 "당 대표님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무고하게 구속되실 분들 제발 풀어주세요"라며 "진짜 나쁜 짓 하는 놈들 많잖아요. 그 놈들 잡아들이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주세요"라고 했다. 

건설노조는 A씨의 유지를 이어 받겠다는 입장이다. 강한수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건설노동자의 죽음을 용납할 수 없다"라며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어제부로 윤석열 정권 퇴진을 구호로 걸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A씨가 야당과 건설노조에 보낸 유서 전문.
  
 ‘인권 유린, 노동권 말살, 건설노조 탄압 규탄 국제행동의 날 - 국가인귄위 의견요청 기자회견’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앞에서 국제건설목공노련(BWI), 건설산업연맹, 노동법률단체(민변 노동위,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노총 법률원 등) 주최로 열렸다.
‘인권 유린, 노동권 말살, 건설노조 탄압 규탄 국제행동의 날 - 국가인귄위 의견요청 기자회견’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앞에서 국제건설목공노련(BWI), 건설산업연맹, 노동법률단체(민변 노동위,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노총 법률원 등)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A씨가 야당에 보낸 유서 전문]

"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억울하고 창피합니다.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사 독재 정치에 제물이 되어 자기 지지율 숫자 올리는데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또 죄 없이 구속되어야 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 무고한 국민들이 희생돼야 하겠습니까
제발 윤석열 정권 무너트려 주십시오.
당 대표님들,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무고하게 구속되실 분들 제발 풀어주세요
진짜 나쁜 짓 하는 놈들 많잖아요
그 놈들 잡아들이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주세요
저의 하찮은 목숨으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마 많은 국민들도 저와 같은 생각이라 듭니다
야당 대표님, 그리고 의원님들 하루 빨리 저의 희망이 이뤄지게 해주세요."

[A씨가 건설노조에 보낸 유서 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저는 자랑스런 민주노총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OOO입니다.
동지분들은 힘들고 가열찬 투쟁을 하시는데
저는 편한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항상 동지분들 옆에서 힘찬 팔뚝질과 강한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겠습니다.
꼭 승리하여야만 합니다.
윤석열의 검찰 독재정치, 노동자를 자기 앞길에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 놈 꼭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주세요.
동지 여러분 사랑합니다. 투쟁!"

#건설노조#분신#사망#유서#분신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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