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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시가지에 걸려 있는 남인수 추모공연, 가요제 펼침막.
진주 시가지에 걸려 있는 남인수 추모공연, 가요제 펼침막. ⓒ 윤성효
 
일제강점기 친일행적이 뚜렷한 남인수(본명 강문수, 1918~1962)의 이름을 딴 추모공연·가요제가 또 추진되자 민족문제연구소가 경남 진주시에 장소 대여를 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경남진주지회(지회장 직무대행 임정섭)는 진주시청에 장소 대여 취소 요청 공문을 보내고 '반민족행위자(친일파) '남인수 추모공연과 남인수 가요제' 개최를 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고 9일 밝혔다.

남인수기념사업회는 '진주의 아들 제1회 남인수 가요제'를 열기로 하고, 오는 7월 22일 오후 남강야외무대에서 예심을 연다.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수상자는 상금과 함께 '가요무대' 본선 출연 기회를 얻게 된다.

추모공연은 6월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가수 한봄, 김재경, 오대환, 이재영, 강신비가 출연한다. 사업회 측은 이같은 내용을 담아 남인수 추모공연·가요제를 알리는 펼침막을 최근 진주 시내 곳곳에 걸었다.

남인수 가요제는 1996년부터 10여 년간 열리다가 그의 친일행적이 드러나면서 2008년 폐지됐다. 또한 진주연예협회가 2022년 8월 '대한민국 가요 100년사 황제의 귀환'이라는 제목으로 '제1회 남인수 가요제(예선)'을 열려고 했다가 시민사회단체 반대로 취소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경남진주지회는 진주시청에 보낸 공문을 통해 "친일인사의 숭모사업에 진주시청이 국민의 소중한 혈세로 운영되는 남강야외무대를 제공하는 것은 친일파 숭모사업에 협력하는 것이라 생각된다"며 "장소 대관을 취소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남인수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가수다. 그러나 남인수는 그 유명세만큼이나 일제의 침략전쟁에 협력한 반민족 행위자이며 친일파다. 남인수의 친일행위는 태평양전쟁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본격화했다"며 "남인수는 그의 노래를 통해 후방에서 일제가 일으킨 전쟁을 후원하고 우리 조선의 젊은이들을 죽음의 전쟁터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지 남인수의 유명세만을 내세워 '생계형 친일' 운운하며 그를 두둔하고 미화하는 추모공연과 가요제를 개최하는 곳에 국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연 시설이 이용된다면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의 영전에 무엇이라 변명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남인수는 1942년 '강남의 나팔수'(조명암 작사, 김해송 작·편곡), '그대와 나'(조명암 작사, 김해송 작·편곡), '남쪽의 달밤'(조명암 작사, 박시춘 작·편곡), '낭자일기'(조명암 작사, 박시춘 작·편곡), '병원선'(조명암 작사, 박시춘 작·편곡), 1943년 '이천오백만 감격'(조명암 작사, 김해송 작·편곡), '혈서지원'(조명암 작사, 박시춘 작·편곡) 등 친일 군국가요를 불렀다.

또한 1944년 9월 부민관에서 조선연극문화협회 주최로 열린 <성난 아세아(怒りの亞細亞)>에 출연했다. 

남인수는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친일파#남인수#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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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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