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시찰단을 오는 23~24일 파견하기로 일본과 합의했다.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결과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공동기자회견에서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은 형식적인 파견?
일각에서는 한국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이 형식적인 파견에 머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간이 이틀에 불과하고, 조사나 검증이 아닌 시찰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지적에 대해 박진 외교부 장관은 8일 YTN <이브닝뉴스>에 출연해 "(시찰단 파견은) 현장에 갔을 때 확인하고 싶은 모든 정보를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로 만들겠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조사나 검증이 아닌 '시찰'이라는 한계에 대해서는 "시찰이나 검증이냐라는 표현상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민 우려와 불안을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8일 시민단체와 가진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를 위한 간담회'에서 "정확한 자료에 의해서 사실조사를 하고 안전한지 여부에 대해서 객관적 검증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잘 흘러가나 안 가나, 어떻게 방출하고 있나 이런 것을 지켜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시찰단 파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시찰단 파견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
시찰단 파견이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을 위한 밑작업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11년 동안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을 금지했던 대만 정부는 지난 2월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대 5개 현 식품 수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대만이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 금지를 해제한 가장 큰 이유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한 일본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일본의 적극적 요청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대만은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상황 조사단을 파견했다. 이를 두고 대만 국민에게 후쿠시마산 식품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선 일본이 대만처럼 한국에도 CPTPP 가입 조건으로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을 요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시찰단이 돌아와 문제없다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일본이 한국에도 '대만 전례'를 들어 같은 요구를 하면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절차와 명분에 모두 일본 측에 유리하거나 이들의 입장만 반영됐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는 시찰단 파견이 일본에 면죄부를 준다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제대로 검증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