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기록 출결 시스템 화면. ⓒ 교육부
대입에 큰 영향을 주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출결 기록 중 '지각' 부분에 대해 고교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 '불공정한 고무줄 표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오는 11일 시도교육청 관계관들과 함께 학생부 공동관리위를 열고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육부, 오는 11일 학생부 공동관리위 열어 논의
9일, <오마이뉴스>가 한 시도교육청 소속 A공립고에 확인한 결과 이 학교가 정한 등교시각은 오전 8시 30분이었다. 이 시각에 학급마다 10여 분간 조례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학교는 학생이 오전 8시 40분에 시작하는 1교시 직전까지만 등교하면 지각 처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A고 교감은 "우리 학교는 학생의 편의를 생각하는 측면에서 (등교시각이 아닌) 수업 시작시각을 기준으로 해서 지각 처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지역 B공립고는 오전 8시 30분 조례시각에 늦은 학생에 대해 빠짐없이 '지각' 처리하고 있다. A고와 같은 등교시각인데도 지각 판단의 기준이 달라 결과적으로 B공립고 학생들이 지각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B공립고의 C 3학년 부장교사는 "우리 학교는 지각하는 학생들이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을지언정 '규정에 맞는 출결관리'를 준수하여 단 1분만 늦어도 지각을 체크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다른 상당수의 고교에서는 출결 체크시간을 임의로 늦추는 출결기록 조작에 가까운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C교사는 "우리 지역 15개 일반계 고교의 상황을 조사한 결과 4개 학교는 등교시각과 출결체크 시간을 정확히 맞췄지만, 나머지 11개 학교는 '5~10분'가량 출결체크 시간을 미뤄주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정은 전국 상당수의 고교가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불공정 시비가 벌어지고 있다. 지각의 판단 기준을 등교시각으로 할 것인지, 1교시 수업시작 시각으로 할 것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 '학생부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훈령)은 지각에 대해 '학교장이 정한 등교시각까지 출석하지 않은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학교가 학기 초에 정해놓은 등교시각을 기준으로 이보다 늦으면 지각처리 해야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학생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출결 프로그램은 수업시작 전 '조회' 시간도 지각 여부를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상위법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제49조(수업시작)에서 "수업이 시작되는 시각과 끝나는 시각은 학교의 장이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등교시각에 대한 별도 언급 없이 수업시작 시간만 언급한 것이다.
명확한 법규 없어... 국가 대입체제 속 혼란
이처럼 '지각' 표기를 놓고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오는 11일 시도교육청 학생부 기재 담당자들이 참석하는 학생부 공동관리위를 열어 '지각 표기 방식'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지각 표기 시점에 대한 세세한 지침을 통해 가르마를 타주는 것이 지금 시대에 과연 타당할지, 아니면 학교가 제각기 정해놓은 등교시각에 맞춰 '지각' 표기를 원칙적으로 하도록 장학지도를 하는 게 필요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