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을 앞두고 최고위원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자진 사퇴 시 징계 수위를 낮춰 내년도 공천을 보장받는 모종의 거래가 있을 것이란 관측을 두고선 "최종 결심을 두고 당 지도부와 상의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태 최고위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부족함으로 최근 여러 논란을 만들어 국민과 당원들, 당과 윤석열 정부에 큰 누를 끼쳤다"며 "오늘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저는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려 한다. 그동안의 모든 논란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며 "저의 논란으로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사퇴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제 최종 결심을 놓고 당 지도부와 상의한 적 없다"며 "저의 지지자와 후원자분들과 거취를 논의했고, 오늘 아침에도 그분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자진 사퇴로 내년도 총선 공천권을 보장받았을 것이라는 시각을 부인한 것.
제주 4.3 피해자 등에 사과 없어... 자진 사퇴로 징계 수위 낮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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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진 사퇴한 태영호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 진심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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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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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선회한 건 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엔 굴복하지 않겠다는 말은 최고위원직을 사수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태 의원은 "불복은 없다고 한 것은 최대한 모든 악의적 프레임과 공격에 대해서 불복은 없다는 것"이라며 "그 점에선 변함없다"고 답했다.
태 의원은 '제주 4.3 사건 김일성 지시설' '김구 선생 폄하' '민주당 JMS 발언' 등 잇단 설화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또 최근 이진복 정무수석이 공천을 빌미로 '대통령 옹호 발언'을 종용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 유출로, 대통령실 공천 개입 의혹을 일으켰다.
태 의원은 "최근에 일어난 모든 논란, 당에 큰 부담이 된 그 모든 것을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녹취록 유출도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윤리위는 태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결정할 예정이다. 태 의원의 최고위원 자진 사퇴로 인해 징계 수위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황정근 윤리위 위원장은 지난 8일 "정치적 해법 등장한다면 거기 따른 징계 수위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을 것"이라며 자진 사퇴를 한다면 낮은 수위의 징계를 결정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태 의원은 제주 4.3 사건 피해자나 김구 선생 등에게 사과를 전하진 않았다. '제주에 가서 사죄를 할 것이냐'는 물음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