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1931~2021)씨의 고향인 경남 합천사람들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열면서 그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촉구한다.
생명의숲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오는 18일 오후 옛 새천년생명의숲(일해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일해공원 명칭 변경 촉구대회'를 열기로 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거창·함양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5·18 유가족들을 모셔서 함께 1980년 5월을 기리는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일해공원과 관련해 이들은 "지난해 공원 명칭변경 주민발의로 소집된 지명위원회가 김윤철 합천군수 취임 이후 지금까지 어떤 계획도 없이 멈추어 세월만 보내고 있다"며 "이에 직접적인 항의를 갖는 자리로 촉구대회를 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합천군은 지명위원회가 여론수렴을 이유로 1년 4개월이 넘도록 심의를 하지 않고 있다. 여론수렴이란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우고도 여론을 어떻게 수렴하겠다는 계획도 어떠한 실행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김윤철 군수가 불편부당한 행정의 수반의 아니라 전두환의 후예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으로 단정 지을 수밖에 없다"며 "또 공식적인 행정적 절차를 거친 주민발의를 무시하여 지방자치법을 위배하고 시대에 역행하는 반민주적 행정임을 지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김윤철 군수가 기념식 이후 1개월 이내로 지명위원회를 개최하여 주민발의 심의를 하지 않는다면 행정감사청구와 더불어 직접적인 주민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끝끝내 여론수렴을 핑계 삼는다면 여론수렴의 구체적 방안으로 현재 국회에서 선거법 관련 공론화위원회 운영처럼 이에 준하여 합천군도 공원명칭 공론화위원회 구성하여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5·18기념재단에서 만든 영상 '그날의 애국가'를 상영하고 유가족 연대와 대회사, 공원 명칭 경과보고와 향후 방침 발표를 한다.
5·18 당시 공수부대원들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던 '주남마을 버스 총격 사건' 당시 유일한 생존자인 홍금숙씨가 이날 기념식에 참석해 연대사를 한다.
경남도와 합천군은 2000년 황강 주변에 옛 새천년생명의숲을 조성했고, 심의조 전 군수 때 전두환씨의 아호(일해)를 딴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바꾸었으며, 이곳에는 전두환씨의 친필 휘호 표지석이 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이날 기념식에 이어 표지석 철거를 위한 상징의식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