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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이 타고 온 프랑스 정부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5.20
20일 오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이 타고 온 프랑스 정부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5.20 ⓒ 연합뉴스
 
21일 막을 내린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주인공은 의장국 일본이 아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일정은 이번 회의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본 공영방송 NHK와 주요 외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도착하고, 떠나는 장면을 생중계하거나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초 온라인으로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직접 호소하기 위해 대면 참석하기로 방향을 바꿨다고 한다. 전쟁 발발 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스틸러' 된 젤렌스키 "한국이 살상 무기 주길 바라지만..."

AP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등장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민주주의 국가인 G7에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라며 "이는 아시아 안보 문제, 개발도상국 지원 등 다른 우선 순위보다 많은 관심을 끌었다"라고 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번 G7 정상회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올 것인가, 말 것인가에 관한 뉴스가 지배했다"라며 "G7 정상들이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을 방문했을 때도 언론의 관심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집중됐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원래 최상위 의제였으나, '신 스틸러' 젤렌스키 대통령의 극적인 등장은 논의의 무게감과 긴박함을 더했다"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라는 차분한 외교 행사를 박진감 넘치게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과도 두둑하게 챙겼다. 회담장을 종횡무진으로 누비며 G7과 참관국 정상들을 만나 지지와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도 만나 지뢰 제거 장비, 긴급후송차량 등 비살상 물품 추가 지원을 얻어냈다(관련 기사: 젤렌스키 만난 윤 대통령 "지뢰제거 장비 등 신속 지원" https://omn.kr/240nm).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G7 정상회의에 전격적으로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3.5.21 [공동취재]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G7 정상회의에 전격적으로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3.5.21 [공동취재] ⓒ 연합뉴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해주기를 바라지만 입법적, 헌법적 어려움(legislative and constitutional difficulties)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미군 전투기 F-16 제공과 관련한 구체적인 확인을 받은 것은 최대 성과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F-16) 전투기를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영토에 있는 러시아군에 대해서는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총 3억7500만 달러(약 4982억 원) 상당의 새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G7은 어디에도 가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편이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미 F-16 전투기 지원 등 성과도 챙겼다... 러시아는 반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일본 출국을 생중계하는 NHK방송 화면 갈무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일본 출국을 생중계하는 NHK방송 화면 갈무리. ⓒ NHK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F-16 지원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바 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전력이 크게 떨어졌고, 이를 만회하려면 미국이 F-16 전투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서방 국가들의 압박에 바이든 대통령도 결심을 바꾼 것이다.

전날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F-16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 협력에 동참하기로 했다"라며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게 F-16 조종 훈련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이어 "지난 몇 달간 미국과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봄이나 여름 대반격 작전에 필요한 무기 체계와 훈련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라며 "(F-16 지원은) 우크라이나의 자주 방어와 관련한 장기적인 공약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를 수입한 동맹국들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훈련 진행 상황에 따라 어떤 국가가 얼마나 전투기를 보낼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강력 반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G7 정상회의 폐막에 맞춰 성명을 내고 "G7은 러시아와의 대결에 집착하고 있다"라며 "특히 우크라이나 지도자를 불러 정상회의를 '선전 쇼'로 바꿨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G7 정상회의를 히로시마에서 개최한 것은 아이러니하고 모욕적"이라며 "일본은 극동에서 침략 전쟁을 일으켰고, 미국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 투하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G7 정상회의#우크라이나#볼로디미르 젤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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