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공공임대주택에서 발생한 고독사와 관련 대책이 요구되는 가운데, 용인시는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16일 류광열 제1부시장 주재로 대책 회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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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발견된 시신, 아무도 몰랐다 https://omn.kr/241la)
용인시는 회의에서 연락 두절 및 이상징후가 확인되는 경우, 경찰·소방 등과의 협조를 통해 강제 개문하는 등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상자의 신변을 확인하기로 했다. 또 취약계층 1인 가구에 대해서는 본인 외 연락 가능한 비상연락처를 사전에 확보해 적극적으로 안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위기가구 발굴대상자는 단전이나 단수·체납 등의 정보를 확인해 여러 위기 신호가 감지되는 경우 대상자가 된다. 고지서, 독촉장 우편물 등이 쌓여 있거나 주변 탐문 결과 오랜 기간 외부와 접촉이 없는 경우 등이다.
지난 7일 구갈동 공공임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씨의 경우, 우편물이 쌓여 있다는 한 주민의 신고로 발견됐다. 이웃 주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도 위기가구를 발굴하는 데 중요하다.
시는 위기가구 발굴대상자 또는 신고된 가구 중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가 임박해 위해를 방지하거나 구조·구급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사망자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고독사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 위기신호 감지가구로 비상 문 열기 대상이다. 이때는 경찰 및 소방관의 현장 상황, 구조 필요성 판단 후 강제로 문을 연다고 밝혔다.
용인시는 더 촘촘히 취약계층 가구를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1인 가구 중에서도 돌봄이 필요한 가구에는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전화를 2~3일에 한 번으로 간격을 당겨서 살피겠다는 대책도 마련했지만, 일각에서는 더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관심 속 외로운 사람들, 시민들 생각은...
두 달 만에 발견된 고독사에 대해 시민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홀로 거주하는 70대 노인 박아무개씨는 충격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는 "나도 혼자 사니까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래도 애들이랑 자주 연락 하고, 여기 친구도 있는데 그 양반(A씨)이 무연고자로 혼자 갔다니 참 외로웠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에서 내놓은 고독사 예방책을 두고 "(시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앉아서들 고민하지 말고 복지관이나 혼자 사는 당사자들 찾아가서 '뭐가 필요합니까' 물어보면 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방문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힌 한 시민은 "집에 가보면 노인이 혼자 오랜 시간 있다 보니 처음엔 사람을 경계하다가 곧 마음을 연다. 말 한마디 나누고 음식 나누고, 그렇게 사는 게 어려운 게 아닌데, 주변 이웃들 살피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이웃 간 관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람연대 용인시지부 조현아 지부장은 "주민들이 주변 이웃의 어려움을 제보해주길 바라는 것보다 용인시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면서 "수급자 대상이면 이미 담당자는 이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알고 있을 거다. 복지기관까지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해서 이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계속 파악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살다가 고독사하는 장애인도 많은데, 항상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망하기 전에 미리 할 수 있는 대처 반응이 없었다는 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8일 연령대별 고독사 특성을 고려해 생애주기별로 차별화한 지원 계획 등이 포함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을 발표하며 고독사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5년 주기로 진행하는 고독사 실태 조사 또한 매년 진행하며, 고독사 관련 기관들의 정보를 연계한 고독사 정보시스템도 구축, 국민 인식 강화를 위해 '(가칭)고독사 예방의 날'을 지정하기로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