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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선거가 2024년 4월 10일 치러집니다. 불과 11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선거법 개정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정치개혁 과제를 선거법 개정으로 묶어 동분서주하는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용인에 지역구를 둔 이탄희 국회의원은 그중 가장 앞장서는 국회의원으로 통합니다. 선거 시기가 다가오니 괜한 오해를 살 것 같아 지역현안은 쏙 빼고 정치이슈만 묻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용인시민방송>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기자말]
지난 3월 하순, 한 국회의원이 여러 언론의 주목을 받습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입니다.

이 의원은 "정치 다양성을 확보하고 유권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돈 안 드는 대선거구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내용이 좀 낯설지만 꽤 공감가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골자는 이렇습니다. ▲유권자 선택 폭 넓히는 4~7인 정당명부제 ▲낡은 고비용 선거방식 바꿔 비용 대폭 감축, 종이 공보물은 모바일 방식 허용, 유세차 대신 TV토론 3회 실시 ▲국회의원 선거제도 결정 및 선거구 획정→공론화위원회 통해 국민 직접 참여 ▲정치적 양극화 극복, 다원주의 연합정치 위해 어떻게든 선거제도 바꿔야 등 이런 내용입니다.

지난 5월 초 이탄희 국회의원을 용인정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물어봤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용인정)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용인정) ⓒ 용인시민신문

"네거티브 선거전 끊이지 않는 이유? 선거법에 답 있어"  

- 정치개혁 2050이라는 조직에 참여하고 계시잖아요. 어떤 조직인가요?

"정당을 초월해서 정치개혁 의지를 가지고 있는 청년정치인들이 모여 있는 모임이고요. 거기엔 현역 의원들도 있고 원외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지금 한 20명 정도 됩니다."

- 지금 우리나라 현역 정치인 중에서 정치개혁에 가장 관심이 많고 또 주도하는 입장에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치개혁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 건가요. 아니면 당내 역할인가요.

"관심 많죠. 대선 이후부터 특히 더 관심이 보였어요. 대선이 끝났는데 남은 게 없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번 대선을 통해서 '우리나라는 앞으로 뭘 해야 된다'라고 하는 의제가 확인된 게 거의 없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럼 무슨 선거를 우리가 치렀나. 소위 말하는 네거티브 선거 즉, 상대방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그래서 상대방을 찍을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선거를 치렀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왜 이런 구조가 됐지? 생각해 보니 그 근저에는 '선거법'이 있어요. 상대방을 못 찍게 만들면 자연스럽게 내가 이길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내가 뭘 잘하는지 심지어 내가 누군지 내 이름이 뭔지 이런 것도 알 필요가 없는 그런 구조를 우리가 가지고 있더라 하는 거였죠. 대한민국 역사에서 수많은 개혁가가 실패하고 좌절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개혁을 표방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의석을 많이 가져가지만 나중에는 개혁과제 자체에 대한 토론이나 이런 것들로 쭉 정치가 발전되어 나가는 게 아니고, 상대방을 악마화하고 증오심을 북돋고 증오 게임으로 변질되면서 저들은 도저히 찍어줄 수가 없다. 그래서 다시 정권을 빼앗기는 이게 계속 왜 반복되어 오는가. 그 근저에는 선거법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 돈 안 드는 대선거구제를 현실화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드는데요.

"대선거구의 장점은 유권자가 선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최소 4인 이상 아니면 5인 이상 대선거구가 되면 그때부터는 양당 나눠 먹기가 불가능해집니다. 각 정당이 복수로 공천을 할 수 있게 되고요. 지지하는 정당 고르고 그 정당이 추천한 후보 중에서도 어떤 후보를 당선시키고 싶다면 다시 한번 선택할 수 있어요. 이게 소선거구제와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소선거구는 '어떤 정당을 지지한다'라고 결정을 했으면 사람을 선택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그 정당입니다. 공천권자가 결정하는 거예요. 유권자는 사실상 선택권이 없어요. 이번에는 이 사람을 절대 뽑지 말라고 하는 혐오감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형태로 정치를 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대선거구로 바꿔서 복수 공천을 하게 되면 특정 정당 후보 한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도 여러 명이 공천이 됐으면 그중에 나은 사람을 찍는 겁니다. 제3당 후보도 한 명 뽑을 땐 저 사람이 당선이 안 되겠지만, 그래도 네 명 다수는 뽑는데 4등, 5년 안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이유로 투표장에 갈 수도 있고요. 또 이 사람은 독립적으로 소신 있게 이야기했던 사람인데 여당 내에도 소신파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라고 생각해서 투표장 갈 수도 있고 선택권이 생기기 때문에 투표를 할 요인이 많이 생긴다는 겁니다."

- 다른 측면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가령 6~7명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특정 정당이 두세 명이 될 수도 있고 그러니까 양당이 여전히 다 나눠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건 국민들이 선택을 최소화한 결과가 되는 거죠. 지금은 국민에게 사실상 선택권이 없어요. 네 명, 다섯 명, 여섯 명을 뽑는 선거가 되면 일단 가서 내가 선택할 수 있잖아요. 결과가 똑같아지더라도 개인적으로 똑같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당제와 양당제 어느 것도 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국민들은 강하고 좋은 정당을 원합니다. 그런데 강하고 좋은 정당이 없습니다. 현재 강하고 좋은 정당을 만들 수 있는 그런 경쟁구조를 일시적으로나마 복구를 해야 된다는 거죠."

"한국은 인터넷 선진국, 선거공보물 전부 없애야"

- 선거운동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하셨어요. 선거공보물은 전부 없애야 한다 그런 주장이신가요?

"유권자들한테 선택권을 주자는 겁니다. 유권자들이 '나는 종이 대신에 온라인으로 받겠다'라고 하면 선관위나 다른 기구에서 그런 사람들만이라도 온라인으로 보내주자는 거죠. 그것만 해도 선거운동 비용이 절반 가까이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하는 연구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 그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이 인터넷 선진국인데요. 지금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 유세와 같은 선거운동방식도 없애자는 건가요?

"유세 자체는 할 수 있지만 유세차는 더 이상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유세차 대신 TV토론을 3회 하는 것도 낡은 고비용 선거방식을 바꾸는 내용이 될 겁니다. 그냥 유권자들이 스스로 의미가 없다 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그냥 안 했으면 좋겠어요."

- 지금 의원님께서 주장하시는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소속 정당 내부 여론은 어떻습니까?

"항상 반반인 것 같아요. 강한 반대가 있어서 문제라기보다는 이게 되겠냐? 라고 하는 냉소가 더 문제인 것 같아요. 본인이 결정권자이면서 본인 스스로 냉소적인 것이죠. 가능할 것 같다 라고 하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면 더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선거법 개정 시기가 법적으로 이미 넘어선 거 아닌가요?

"현행법상 선거구획정위원회는 국회의원 선거일 13개월 전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그러면 국회는 선거일 12개월 전까지 국회의원 선거제도와 선거구 획정안을 확정하여야 한다 라고 돼 있어요. 이미 법을 어긴 거죠. 아무튼 국회의원 선거제도 결정 및 선거구 획정은 '국민공론화위원회' 통해 국민 직접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고, 핵심입니다."

-현재 승자독식 정치문화를 만든 것은 국회의원 선거제도보단 대통령 선거제도의 문제 때문 아닐까요? 결선 투표제와 중임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요?

"동의합니다. 정치적 양극화 극복과 다원주의 연합정치 위해선 어떻게든 선거제도 바꿔야 합니다. 정치 일정도 대선에 이어 총선을 치르게 조정함으로서 제대로 민심이 정치에 반영되도록 해야 합니다."

"세비 절반 줄이자 제안에 분위기 싸늘, 어려워"

- 세비는 얼마나 받으세요?

"1천만 원 정도 돼요. 실제 수령하는 게 그 정도 되는 것 같고요. 연봉으로 치면 1억 4천만 원 되는 거죠. 일반 국민 평균 소득 기준으로 보면 3배가 넘죠. 우리나라(국회)가 전 세계적으로 세비가 높은 수준입니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각 국가의 1인당 소득수준에 비해서 너무 많다는 거예요. 국민들과 국회의원의 소득격차는 훨씬 더 큰 거예요."

- 시의회의 경우 시의원 세비 결정은 별도의 독립적 위원회에서 하거든요. 그런데 국회는 왜 스스로 세비를 결정하죠?

"국회가 예산을 다루는 곳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제3기구가 관여할 수 있게 만들려면 법률로서 그 근거를 만들어야 되는데 법도 국회가 만들어요. 그래서 스스로 안 만들고 있죠."

- 국회의원에 대한 '특권 내려놓기'라는 주제는 국민들한테 굉장히 와닿는 절실한 과제로 생각하는데, 왜 안 될까요?

"만고불변의 진리 아닐까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세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라고 우리가 먼저 선언을 하고 그다음에 국회의원 정수에 대한 토론을 시작하자고 제안을 했었어요. 그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분위기가 정말 싸늘하더라고요.

자기 이해관계에 반하는 일, 자기 기득권 내려놓는 일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문제들은 우리가 직접 하는 것보다 시민들이 결심을 쉽도록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여론조사를 보니까 세비 총액을 정해놓고 그 한도 내에서 의원 정수를 좀 높이는 방향으로 하면 국민들의 정서가 좀 누그러지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한 것 같은데 그래도 반대여론이 많더라고요.

"조금 더 파격적으로 과감하게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정치 혐오의 업보가 있기 때문에 그것에 상응하는 정도로 과감하게 우리가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선언을 먼저 했으면 좋겠습니다. 결정권도 포함해서요. 그렇지 않으면 세비를 낮춰놔도 결국 슬금슬금 다시 원상 복귀시켜 놓지 않겠어요?"

- 보태실 말씀 있다면?

"그 얘기는 꼭 하고 싶네요. 노무현 대통령이 이미 20년 전에 지금 이야기를 다 했습니다. 선거법을 바꾸고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백날 다른 것들 해놔도 그냥 모래성이다. 그리고 정치는 동네싸움에 불과하다. 이번에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꼭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이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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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와 참여시대의 동반자 용인시민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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