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일 정상회담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북한과 고위급 협의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7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인 납북자의 귀국을 촉구하는 국민 대집회에서 "정상끼리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모든 일본인 납북 피해자를 하루라도 빨리 귀국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라며 이를 위해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직접 마주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2년 북일 정상회담 이후 납북 피해자의 귀국이 실현되지 않고, 피해자나 그 가족이 고령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통한의 극치"라며 "정부로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정상으로부터 납북 문제 해결을 위한 전면적인 지지를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인 납북자를 상징하는 요코타 메구미의 남동생이자 피해자 가족 대표를 맡고 있는 요코타 타쿠야 씨는 "피해자의 부모 세대가 고령화되면서 세상을 떠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라며 "하루빨리 일본 땅에서 재회하고 싶다"라고 촉구했다.
피해자 가족과 지원단체가 주최한 이날 모임은 기시다 총리와 일본 여야 국회의원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일본인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됐고, 이 가운데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5명이 귀국했으나 아직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다며 귀국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12명 중 8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4명은 아예 북한에 온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납북 문제는 해결이 끝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