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대구지부와 건설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가 31일 오후 대구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을 규탄했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소속 1500여 명의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국민의힘 대구시당까지 약 1.5km를 거리행진하며 "윤석열 정권 퇴진"과 "민주노조 사수"를 외쳤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분신 사망한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씨를 죽음으로 내몰고 사과와 반성도 없이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청구를 남발하며 집회결사의 자유마저 짓밟으려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임을 망각한 채 일본과 미국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며 국민의 안위는 내팽겨쳤다"면서 "노동자와 민중의 삶은 도탄에 빠지고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한 달째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농기계업체 조양한울 노동조합 손기백 분회장은 "2018년 12월 금속노조에 가입했다가 회사의 회유로 8개월 만에 금속노조를 탈퇴했더니 회사는 동료를 해고했고 갑질에 욕을 들으면서 근무해야 했다"며 "결국 사내 노조에서 금속노조로 복귀할 수밖에 없었지만 회사는 직장폐쇄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정부는 노조를 조직폭력배와 공갈, 탈취범으로 매도하고 끝내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윤석열 정부를 끝장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투쟁에 앞장서자"고 말했다.
건설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와 경찰청장을 규탄하고 오는 7월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건설노조 "중간착취 당하지 않기 위해 노조 만들었는데 건폭?"
같은 시각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는 400여 명의 건설노동자들이 윤석열 정부의 노조탄압 중단과 건설노동자 고용문제를 책임질 것 등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시공참여자제도가 폐지됐지만 여전히 중간 브로커인 불법하도급 업자들이 날뛰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중간착취를 당하지 않기 위해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우리를 탄압하는 윤석열은 누구를 위한 대통령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조의 적합한 교섭활동을 채용강요와 공갈로 몰아가고 노사가 공동으로 지출하는 복지비를 금품갈취로 몰아갔다"며 "한 노동자가 분신으로 항거한 지금 이순간에도 인면수심의 강압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종호 건설노조 대구경북본부장은 "우리 노동자들이 얼마나 구속돼야 끝이 날지 모르겠다"면서 "이 더운 날씨에 소금꽃이 필 정도로 땀 흘려가며 일하는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규탄했다.
이정아 민주노총 대구본부 사무처장은 "우리는 노동투사가 되려한 것도 아니고 그저 인간답게 살면서 소박하게 가정을 꾸리기 위해 노조에 가입했다"며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건폭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동지를 죽인 것은 명백한 정권의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박인철 건설노조 조합원은 "채용강요, 공갈협박 등의 혐의로 조합원을 구속하고 있는 정부의 행태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고등학생인 아들에게 자랑스런 건설노동자로 남고 싶다. 우리는 건폭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업장이 없는 건설노동자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조합이 나서 회사와 교섭을 하고 단체협약을 맺는 것은 이미 정착된 지 오래인데도 정부가 채용강요를 운운하며 탄압하겠다는 것은 노조를 말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노동자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해결해왔는데 이것이 불법이라 하니 이제부터는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져야 한다"며 "불법하도급 외면하는 정부와 국토부장관을 규탄한다"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