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어린이대공원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한 실감형 사파리, 이른바 가상 동물원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6일 '어린이대공원 실감형 사파리 조성 등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부산의 대표 동물원이 오랫동안 부침을 겪고, 동물복지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실감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관련 가상 동물원 콘텐츠를 구현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기간은 1년으로 올해 2억 원, 내년 1억 원 등 모두 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번 용역에서 시는 가상 동물원 외에 어린이대공원의 공공성, 접근성 등 실태조사와 문제점을 함께 분석해 테마파크 조성 등 마스터플랜(기본계획)을 세우는 내용까지 포함했다.
이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공약과 관련이 있다. 박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글로벌 관광·마이스 도시 조성 분야에서 가상 실감형 사파리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부산시 공원정책과 관계자는 "공약이기도 하고, 어린이대공원 활성화와 더파크 동물원 문제까지 걸려있어 모두를 엮어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359만㎡ 규모로 1971년 5월 문을 연 부산시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은 시설 노후화로 갈수록 이용률이 낮아지고 있다. 유일하게 있던 동물원도 경영난을 이유로 2020년 문을 닫았다. 이 과정에서 매매대금 지급을 놓고 부산시와 운영사 간 소송전이 이어졌다. 1·2심은 부산시에 손을 들어줬고, 현재는 대법원의 판단만 남은 상황이다.
부산시는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7월부터 용역이 시작돼 내년엔 가상 동물원 추진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시 관계자는 "응모를 받아 심사한 다음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7월 이후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