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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책자를 통해 서산시 도시재생사업을 설명하는 조도영 센터장 .
안내 책자를 통해 서산시 도시재생사업을 설명하는 조도영 센터장. ⓒ 최미향
  
서산의 대표 주거지역의 쇠퇴를 맞은 '서산시 읍내동'을 '500년 고목과 함께하는 양유정 마을'로 정겹게 만들어 내는 곳이 있다. 서산시 도시재생센터 조도영 센터장과 직원들은 오래된 지역의 고목을 지역 역량으로 보고, 이곳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른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2일, 조도영 센터장을 만나 서산시 번화로에 이어 읍내동, 동문동에 이르기까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관한 이야기 외에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해 물었다. 아울러 500년 된 고목 아래 마을주민이 한데 모여 '함께하장'이라는 표제로 진행된 '제2회 스산 양유정 축제'에 관해서도 들었다. 

"아직 비중이 큰 햇빛센터 조성, 포켓공원 조성 등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지만 '양유정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에서 향후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연계·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다른 지역에서 선진지 견학을 오는 등 올해 마지막 사업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다."

- 서산시 읍내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양유정 일원 10만 9000㎡에 2020년부터 4년간 총 149억 원을 투입해 노후 주거지 정비와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주민공동체를 육성·지원하는 사업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통해 도시 활력을 회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센터장은 '도시재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도시재생사업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 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역량강화를 통해 활성화하는 것으로, 물리적 환경개선(H/W)과 주민들의 역량강화(S/W)를 통해 종합적인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로 도시재생이다. 조금 원론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표현은 아닐 듯하다. 이런 부분을 서산시 읍내동 사례로 설명하면 좋을 것 같다.

서산시 읍내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자랑은 주민참여형 모습을 잘 갖춘 주민공동체 사업이란 점이다. 양유정 공원 일원에 옛날이야기를 동화로 만들고, 옛 모습을 재연한 벽화도 가드닝 사업으로 그려놔 지나가는 사람이 이곳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놨다.

또한 옛날 이곳에 많았던 버드나무와 느티나무를 '버니'와 '티니'라는 캐릭터로 확장하여 축제의 주인공으로 살려낸 부분도 자랑거리다. 현재 양유정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이야기 속 주막과 연결한 전통주를 사업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는 막연한 '지역역량'이란 표현을 잘 스토리화 해서 사업과 연결한 우수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동문동 도시재생사업은 조금 늦지만, 지역주민들과 함께 '문화예술'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사업을 잘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이런 사업들이 잘 진행되어 향후 '서산형 도시재생사업 모델'로 불리기를 개인적으로 희망해 본다."

-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고, 공학박사까지 되셨는데 어느 날 지역학인 충남학 강사가 되신 과정은?
"피동적으로 시작한 건축공학도였다. 하지만 나름의 매력 있는 학과였다. 한국건축사, 서양건축사 등의 인문학과 데생, 스케치 등 거의 미대생 초기 수준의 수업이 나의 예술적 감성을 자극한 것 같다. 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는 IMF 끝자락이라 취업이라는 것이 그리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운 좋게 대기업도 한 13년 다녔고, 이후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이직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이 과정에서 6개월 정도 공백이 생기게 됐다.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는 아내는 주말 근무가 많아 주말이면 딸들과 집 가까이 있는 두정도서관을 자주 갔다. 공백 기간인 6개월 동안 이 도서관을 주중에 직장 다니듯 시간 맞춰 다녔다. 주말에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다 보니 동화책을 쓰는 패턴이 눈에 들어왔고, 천안삼거리의 '박현수와 능소 이야기'를 동화로 써 신춘문예에도 당선되고, 충남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동화책까지 출간하여 작가 대열에 들어서게 됐다. 

충남평생교육진흥원에 '충남학' 강사를 모집했는데, 이 과정을 나사렛대학에서 이수하여 지역학 전문가로 충남 전역을 다니며 강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쯤 천안시 지원 주말행복배움터 강사, 충남도서관의 전문 스토리텔러, 천안시 평생학습 참여 강사 등 여러 타이틀을 가지게 됐지만, 대표 강의는 그래도 충남학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충남학의 이념인 '충남다움과 충남인다움'이란 표현을 좋아한다."
 
서산시도시재생사업 동문동 상가 중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간 건물이라고 칭찬하고 있는 조도영 센터장 지금도 하기 어려운 기술. 거푸집을 촘촘히 설치해 창문 테두리를 콘크리트로 타설한 모습
서산시도시재생사업동문동 상가 중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간 건물이라고 칭찬하고 있는 조도영 센터장 지금도 하기 어려운 기술. 거푸집을 촘촘히 설치해 창문 테두리를 콘크리트로 타설한 모습 ⓒ 최미향
 
- 스마트미래전략연구원(주)를 운영 중이면서 도시재생센터장을 맡으셨는데 혹시 연관성은?
"현재 운영 중인 회사는 기업들과 관련된 업무를 주로 진행한다. 도시재생 관련 업무라고 볼 수 있는 경력은 이전 시멘트회사 근무 시 서울 종로구 일대 하수도 현대화 사업과 대한상공회의소, 김해공항 확장공사 등 다수의 건물 리모델링 공사에 참여한 경험이 더 맞을 듯하다. 그 당시에는 '도시재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사례가 모여 도시재생사업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특히 서산시 동문동 도시재생사업 부지의 경우, 상가 활성화 측면에서 상하수도 현대화 사업 등이 매우 필요하다. 옛날에는 이곳이 옷가게 등으로 유명해 상하수도에 대한 활용성이 높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식당이나 카페 등이 들어선다. 이때 가장 중요한 인프라가 상하수도 현대화 구축사업이다. 이런 것이 직업병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떤 현상에 대해 안 되는 부분을 찾고, 이를 해결해 보려는 의지가 자꾸 생긴다."
 
서산시청 시장실에서 열린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위촉식 모습 .
서산시청 시장실에서 열린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위촉식 모습. ⓒ 최미향
 
- 3월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에 위촉됐다. 각오 한마디 해달라.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은 주민의 참여와 사업 이후의 지속가능성이다. 서산시 읍내동 도시재생사업의 경우 마무리 단계이고, 동문동의 경우 본격 사업을 진행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읍내동 인정사업으로 햇빛센터가 조성된다. 이곳에는 양유정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지속해서 자립할 수 있도록 카페와 작은 목욕탕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문동 인정사업의 경우, 전통재래시장 및 먹거리골과 가까운 곳에 율지로 생활 인프라 조성사업이 이뤄진다. 약 212대 주차가 가능한 주차타워 건립으로 인근의 극심한 주차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그 운영을 담당할 먹거리골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국토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상태다.

두 도시재생사업 모두 H/W(물리적 환경개선) 사업 진행률이 낮아 전체 사업비 집행이 낮은 점과 그 H/W에서 적어도 1년 정도 S/W(주민들의 역량강화) 사업이 진행되어 전체적인 사업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데, 아쉬움이 크다.

다른 선진지 답사 등을 통해 지자체 중심의 H/W 구축만 급하게 진행되는 것도 여러 문제가 있음을 확인해 보았기에 주민과 소통하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주민과 서산시의 가교역할을 잘하겠다."
 
인터뷰를 마치고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앞에서 .
인터뷰를 마치고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앞에서. ⓒ 최미향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낙후된 지역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바로 도시재생사업이다. 가끔 만나는 분 중 "이미 인구가 줄고 있는데 돈 쓴다고 좋아지겠냐"고 하신다. 또 "청년 애들이 여기를 왜 오나 지방 애들도 서울로 가는데…"라고 한다. 참 현실적이지만 맥 빠지게 하는 말들이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럼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맞는 방법이거나 처방이냐"고. 그럼 상대방도 할 말을 못 한다. 도시재생사업은 이렇게 대화가 단절되는 일을 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긍정적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노력해 보는 과정이다.

그러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도시재생사업과 연결해서 다른 부처의 사업도 추가로 기획해서 수주하는 등 우리가 사는 곳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것들은 몇몇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지역의 모든 사람이 함께할 때 가능하다.

지역역량, 주민참여, 주민화합 같은 말은 좋은 말이기는 하지만 실행의 결과물로 만들어 내기에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 일일수록 누군가는 더 열정을 가지고 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다. 직원들과 서산시 관계 공무원들과 협력하여 잘 진행해 보고자 하니 아낌없는 격려와 고견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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