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가 시작될 경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즉시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8일 쓰친완 홍콩 환경부장관은 최근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 잡은 수산물에서 기준치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사례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염수가 방류되면 후쿠시마와 인근 고위험 지역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며 "일본산 식품 수입에 대한 검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의 우려를 무시하고 방사성 폐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국제사회가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고, 환경과 식품 안전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쓰 장관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의 안전성에 자신이 있다면 방류하지 말고 관개용수 등으로 국내에서 사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일부 오염 물질은 전혀 처리 안 돼... 희석은 해결책 아니다"
홍콩은 일본의 최대 수산물 수출 지역 가운데 하나다. 홍콩은 지금도 일부 수입 제한을 적용하고 있는 데도 2022년 기준으로 124억 홍콩 달러(약 2조406억 원)의 일본산 수산물을 수입했다.
그러나 일본이 올여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정화 및 희석해서 방류를 시작하겠다고 밝히자,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콩시립대 해양오염 연구소 소장인 케네스 렁 교수는 "모든 유형의 폐수 처리에는 한계가 있으며, 일부 오염 물질은 전혀 처리할 수 없다"라며 "희석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평양의 많은 쓰레기 더미처럼, 물의 흐름이 모이는 곳에 방사성 오염 물질이 축적될 수 있다"라며 "일본이, 미국과 캐나다처럼 방사성 폐수를 호수에 저장하고 자연적으로 부패하도록 하는 것이 더 책임감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난 5월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 내부에서 잡은 우럭에서 일본 식품위생법 기준치인 1㎏당 100베크렐(㏃)의 180배나 되는 1만8천 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같은 곳에서 잡은 쥐노래미에서 1㎏당 1천200베크렐의 세슘이 나오면서 후쿠시마 어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후쿠시마현 소마시의 후타바어업협동조합은 7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을 찾아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해당 지역 수산물에 대한 나쁜 소문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라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후타바어업협동조합의 곤노 도시미쓰 조합장은 면담 후 기자들에게도 "(오염수) 방류를 강하게 반대한다"라며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8일 정례회견에서 "어민들의 의견과 우려에 귀를 기울이면서 생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