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됐다.
AP통신·CNN방송 등은 8일(미국 현지 시각) 미 법무부가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는 13일 법원에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받았다"라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하면서 기밀문서를 불법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인 플로리다 리조트 '마러라고'를 전격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다(관련 기사 :
미 FBI, 트럼프 자택 압색... 트럼프 "좌파의 공격" 반발).
또한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택에 기밀문서를 보관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내용의 녹음 파일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권 선두주자' 트럼프, 또 기소... 입지 흔들릴까
미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기밀 유출, 수사 방해, 허위 진술 등 7개 혐의로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방법 위반 혐의로 형사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 기소됐었으나, 이는 뉴욕주 법원에서 이뤄졌다.
이번 사건은 앞서 미 하원 특별위원회가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록물 일부가 훼손되고, 다른 일부는 마러라고 자택으로 반출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번 기소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중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더욱 주목 받고 있다.
AP통신은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감옥에 갈 가능성을 포함해 중대한 법적 결과를 수반할 것"이라며 또한 "공화당 유권자들과 지도부가 그를 대선후보로 계속 고집할 것인지 시험할 수 있는 엄청난 정치적 함의를 갖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성추문 입막음 혐으로 기소됐을 때도 지지자들로부터 엄청난 기부금을 받았고, 여론조사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라며 "이번 기소가 그의 입지를 얼마나 훼손할지는 불확실하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나는 결백... 기소는 선거 개입" 반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결백한 사람"이라며 "2024년 대선 여론조사에서 현재까지 민주당과 공화당을 통틀어 가장 앞서고 있는 전직 미국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완전히 부패했다"라며 "이는 선거 개입이자, 사상 최악의 마녀사냥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나를 기소한 것은 가장 높은 수준의 선거 개입"이라며 "나는 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할 것이며, 완전히 결백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도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를 유출해 자택에 보관한 혐의를 받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는 절대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형평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