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얼굴을 가격하고 목덜미를 팔로 감는 큰 싸움을 벌이는데도 교사가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는 동영상이 유출되어 '학생 방치'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교사는 "급한 문자가 와서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마이뉴스>는 9일, 서울지역 특성화고인 A고 1학년 학생이 촬영한 지난 5월 19일자 동영상을 입수해 살펴봤다. 1분 04초 분량으로 된 이 동영상에는 두 학생이 순식간에 주먹다짐을 1분가량 벌이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싸움 끝날 때까지 안 말린 교사... 과거 '학생 방치' 전력 있어
이렇게 싸움이 벌어졌는데도 같은 교실 앞쪽 왼편에 있던 B교사는 휴대전화를 계속 들여다보며 싸움을 하는 학생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드잡이를 하는 싸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1분여의 시간이 걸렸지만, 이 교사는 싸움이 끝날 때까지 말리지 않았다.
<오마이뉴스>가 A고 등에 확인한 결과, 이 동영상은 지난 5월 19일 4교시 수업시간에 1학년 교실에서 벌어진 두 남학생의 싸움을 옆에 있던 학생이 무단 촬영한 것이다. 이 동영상은 지난 5월 19일 SNS에 잠시 올라갔는데, 학교에서 동영상을 올린 학생들을 불러 삭제시켰다.
이 같은 학생 폭행이 수업시간에 실제로 벌어졌는데도 이 학교는 해당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특별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교사는 지난해 6월에도 수업시간에 무단 이탈했다가 '학생 방치' 문제로 징계 위기에 내몰린 바 있다.
B교사는 <오마이뉴스>에 "그날 수업시간에 집안일과 관계된 다급한 문자가 오는 바람에 학생들이 싸우는 모습을 미처 보지 못했다. 학생들이 잠깐 그랬더라"면서 "싸움은 말리지 못했지만, 싸움이 정리된 다음에 그 학생들을 따로 불러다가 화해를 시켰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