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12일 오후 3시 40분]
6·10 민주항쟁 기념행사에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더불어민주당은 "국가기념 행사를 반쪽으로 만들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상임대표 박재혁)는 지난 10일 오후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에서 경상남도와 창원특례시의 후원을 받아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경남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인 김두관 국회의원(양산을), 행사가 열린 장소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최형두 국회의원(마산합포),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을 비롯한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경남도에서 박완수 도지사와 최만림 행정부지사가 아닌 조현옥 자치행정국장이 참석했다. 주최측은 조 국장을 기념사나 축사 순서에 포함하지 않았다.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이번에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경남기념식 및 시민문화제'를 열면서 홍보자료집을 냈고, 여기에도 박완수 도지사의 축사는 실리지 않았다. 자료집에는 박재혁 상임대표의 대회사,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홍남표 창원시장, 김두관·최형두 의원의 축사가 실렸다.
민주당 경남도당 대변인인 한상현 경남도의원(비례)은 12일 "박완수 지사의 옹졸한 리더십, 국가기념행사를 반쪽 행사로 만들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경남 민주주의 역사를 모른 척하면서 도민 전체의 대표라고 할 수 있나?"라고 했다.
한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에서 경남의 역할은 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이 매우 크다. 자랑스러운 우리 경남이 '부마 민주항쟁'으로 불씨를 당기고 그것을 '5.18 민주화 운동'이 이어받아 '6월 민주항쟁'으로 결실을 이뤄내게 되었다"며 "특히 6.10 민주항쟁은 엄혹했던 군부독재 체제를 청산하고 직선제,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 시대로 나아가게 되는 출발점이 되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3.15의거, 부마 민주항쟁, 그리고 6.10 민주항쟁까지 대한민국의 민주화의 산실이 바로 경남인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36주년 6.10 민주항쟁 국가기념식 행사에 박완수 지사는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행정부지사조차도 보내지 않았다"며 "야당 인사뿐 아니라 창원시장을 포함하여 여당 인사들도 속속 도착했지만 역시 박완수 지사는 보이지 않았고 행정부지사 역시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한 대변인은 "박완수 지사와 경남도는 1987년 6.10 민주항쟁이 헌정 체제의 산물이자 지방 정부가 존립하게 된 근본임을 모르는 것인가?"라며 "아니면 그냥 모른 척하거나 잊고 싶은 것인가? 소속 정당인 국민의 힘 강령에도 '민주주의'라는 말은 분명히 등장하며, 이는 결코 특정 정권이나 정당에 한정된 단어가 아니다"고 했다.
"박완수 지사에게 묻고자 한다"고 한 한 의원은 "자유 민주주의가 한쪽 진영만의 것인가? 수많은 이들이 지키고자 애써온 민주주의가 특정 정당을 위한 것인가? 지방정부의 수반으로서 더 성숙하고 포용력 있는 태도를 보일 수는 없는가?"라고 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관련 공무원들 역시 책임을 통감하기를 바란다. 지사가 불참했다면 행정부지사가 상식적으로 참여해야 함을 잊지 말고 직언을 했어야 한다. 공무원이 도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오직 도지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한상현 대변인은 "박완수 지사는 기필코 경남도민에게 사과하길 바란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정치체제의 출발점이 되는 6.10 민주항쟁은 그 어떤 정치적인 논쟁도 필요 없는 대한민국의 역사이고 경남의 역사이다"며 "보수도 진보도 반드시 기억하고 의미를 살려 나가는 것이 미래를 위한 길인 것이다.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면 침몰하기 마련이다. 하늘의 새 역시 양쪽 날개로 날아야 한다. 한쪽 날개로 나는 새는 곧 추락함을 모르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자랑스러운 경남의 대표, 지방정부의 리더라면 통합과 화합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겠는지 부디 숙고하길 바란다. 박완수 지사의 응답과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관계자는 "행사를 열기 전 경남도에 박완수 도지사의 참석과 기념사를 요청했는데, 도지사의 참석이 어렵다고 사전 연락을 받았다, 또 기념사를 요청하는 단체가 너무 많아 내지 않기로 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올해 6·10민주항쟁 기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경남도청 관계자는 "전국에서도 다른 광역시장·도지사가 직접 참석한 지역은 없었다. 전남은 행정부지사, 경기는 경제부지사가 함께 했으며 담당 부서 과장이나 팀장이 간 지역도 있다"며 "경남도에서는 행정국장과 과장, 계장 등이 참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