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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최근 분양에 들어간 한 아파트 분양가가 12억 원에 이를 만큼 용인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하지만 이와 무관하게 서민 일상은 고달프기만 하다. 가파른 물가 고공행진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흥구에 거주하는 최은옥(37)씨는 개인차량을 이용해 화성까지 출퇴근하고 있다. 하루 이동 거리가 60km로 만만치 않은 거리다. 왕복 두시간 가량 걸리는 시간도 힘들지만 매달 들어가는 비용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최 씨는 "기름값으로 한 달에 10만 원 이상 들어간다. 퇴근이 늦을 때는 저녁까지 먹고 와야 하는데 식비도 일주일에 수만 원 나간다"라며 "수익 중 기본적으로 나가는 비용이 30% 가까이 차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국 주유소 판매 기름값 정보를 제공하는 오피넷을 통해 확인한 결과, 9일 기준으로 휘발유 1리터 기준 1588원으로 전국 평균은 물론이고 같은 특례시인 수원과 고양시보다 최대 40원가량 비쌌다.

수지구에서 전업주부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현(54)씨는 대형 상점에서 장 보는 것을 포기한 지 1년 이상 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 했지만 최근에는 고물가 여파로 발길을 멀리하고 있다.

이 씨는 "4명 가족이 하루 평균 두 끼를 집에서 먹는다. 한 달에 인터넷으로 2~3회가량 식품을 사는데 평균 들어가는 비용이 20만 원가량"이라며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대형 상점에서 제법 샀다고 생각할 정도 비용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대학생이라고 밝힌 이민옥(22)씨도 매일 기흥역에서 서울까지 통학한다. 이르면 오전 8시에 나서 집에 오면 평균 오후 8시 정도가 된다.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점심과 저녁 식사까지 외부에서 먹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이 씨는 "일주일에 집에서 세끼를 다 먹는 횟수는 하루 정도다. 그나마 학교 식당을 이용해 저렴하긴 하지만 교통비까지 더하면 한 달에 30만 원은 기본으로 들어간다"라며 "등록금이나 물가가 너무 올라 졸업까지 어떻게 다닐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처인구 역북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윤하나(32)씨는 주말에는 자녀 두 명과 함께 인근 놀이시설을 주로 이용한다. 윤 씨는 하루살이 인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가게 일 순수입이 20만 원 정도 된다. 식자재비가 너무 올랐다. 올해 3월 7천 원 하던 백반 정식을 8천 원으로 올렸는데 손님들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라며 "주말에 아이들과 외출하면 식사에 놀이시설까지 이용하면 10만 원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윤 씨의 두 자녀는 현재 총 4개 학원에 다니고 있으며, 비용만 70만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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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아파트 시세, 그림의 떡

최근 용인 아파트 시세가 뜨겁다. 각종 개발 호재 여파로 분석된다. 기흥구 경기용인 플랫폼 시티 일대 한 아파트 분양가는 12억 원에 이를 정도다. 하지만 당장 용인시 부동산 시장은 잠잠하다. 특정 지역 호재가 용인 전체에 영향을 줄 만큼 파급효과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파트 밀집 지역인 수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아무개(49)씨는 "외부에서는 용인이 아파트 시세가 올라 다들 이익을 보는 양 말하는데 최소한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전국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주변에 집값이 하락하거나 물가 상승을 생각하면 오히려 하락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흥구 신갈동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서민자(51)씨는 "대출 비용이 아직 남아 있는데 올해만큼 힘든 상황이 없었다. 아파트 시세와 이자 부담은 별개 문제"라며 "이자는 현실이고 아파트 시세는 희망 사항"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