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개최한 '양산 월드 힙합 어벤져스'가 양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불투명한 예산 집행과 과도한 지역 배제, 무리한 행사 강행 등이 무더기로 지적됐다.
양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13일 문화관광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해 5월 열린 2022 양산 월드 힙합 어벤져스가 방만하게 운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산 월드 힙합 어벤져스는 세계 힙합댄스 경연대회로, 지난해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황산공원 특설무대에서 개최됐다. 사단법인 한국힙합문화협회 양산지부를 주축으로 구성된 조직위원회가 대회를 주관해 시비 2억 5천만 원과 주최 측 자부담 5천만 원 등 3억원의 사업비가 집행됐다.
먼저 정산 과정에서 불투명한 예산 집행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
정숙남 기획행정위원회 위원장(국민의힘, 물금·증산·가촌, 원동)은 "3억 원의 예산 가운데 인건비가 1억 1천만 원인데, 대회를 주관한 한국힙합문화협회 임원과 이사 등이 본인 인건비 명목으로 수령한 예산이 3350만 원에 달한다"며 "더욱이 협회 관계자가 운영하는 업체가 다수 참여했다는 점, 일회성 행사에 대한 인건비가 100만 원으로 과도하게 편성된 점 역시 문제"라고 질타했다.
김석규 의원(더불어민주당, 덕계·평산) 역시 "한 사람이 심사위원, 세계대회 온라인 운영, 그래피티 운영 지원, 프로모션 영상 운영 등 4건으로 4회에 걸쳐 예산을 받는 등 중복 지급된 사례가 수십 건에 달한다"며 "또 사업자등록증과 입금자명이 다른 점, 가상 직인과 도장이 사용된 점, 영수증이 미첨부된 점 등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산에서 열린 지역 행사인데도 지역이 과도하게 배제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성훈 의원(국민의힘, 물금 범어)은 "65명의 인건비 지급 대상 가운데 단 2명이 양산지역에 주소를 둔 시민으로, 나머지는 서울과 경기 등에 집중됐다"며 "심지어 연출 보조, 현장 지원, 자원봉사도 모두 서울 등 타지역 인력으로 과연 양산시민 세금으로 개최된 양산지역 행사가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에 행사를 무리하게 강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숙남 위원장은 "행사가 집행된 지난 5월은 웅상회야제 등 양산시 자체 행사도 모두 취소됐을 정도로 방역수칙이 여전히 엄중한 시기였다"며 "더욱이 경험 등 실적도 전혀 없었던 신생 단체가 주관한 행사를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에 무리하게 강행한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과는 "양산 월드 힙합 어벤져스는 브레이크댄스가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젊은 도시 양산에서 힙합문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던 시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개최했던 행사"라며 "양산 첫 국제대회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힙합이라는 장르로 개최한 첫 행사로, 일부 시행착오가 있었고 감사 준비 과정에서 정산서류가 미비한 점 등은 인정한다"며 "양산시의회 지적사항에 따른 서류를 재정비하는 등 후속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