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전국 탄소중립중점학교로 30곳을 신규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학교 현장의 탄소중립 교육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지난해 20개 학교에 비해 신규 지정 대상 학교를 늘렸지만, 여전히 경쟁률이 치열하다. 새로 선정된 학교 중 중학교는 전국 8곳뿐이다. 이중 대전 변동중학교(대전 서구 도산로)도 포함됐다.
탄소중립중점학교로 선정되면 여러 정부 부처가 체계적인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교육 과정과 프로그램 운영비(학교별 3500만 원)를 지원한다.
변동중학교는 지난 1983년 설립돼 1991년에는 51학급(학년당 17학급)이 운영되기도 했다. 현재는 학생 약 300명(교직원 50명)이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 14일 김복자 변동중 교장을 만나 탄소중립 중점 교육에 나서게 된 배경과 뒷 얘기를 들어 보았다.
진심이 통하다
김 교장은 지난해 9월 부임했다. 이어 지난해 말 공모가 나자, 교직원들과 논의해 탄소중립중점학교를 신청했다. 전국 시도별로 유치원, 초·중·고등학교를 합해 1~2곳 정도만 선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무모한 도전이기도 했다.
"교사는 세상 흐름, 패러다임을 읽고, 앞서 가지는 못할망정 시대 흐름과 동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구 위기, 탄소제로, 기업의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경영)이 화두잖아요. 기업에서도 하는데 학교에서도 친환경 교육을 강화하고 역량을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봐요. 그래서 탄소중립중점학교 선정공고가 나자마자 논의해 신청하자고 했어요."
대전 변동중은 '더 늦기 전에'라는 슬로건으로 육식으로 인한 기후 위기 문제를 중심으로 '공감(feel)-소통(還, 돌아올 환)-실천(暻, 밝을 경)' 교육과정의 '필 환경 프로그램 운영'을 제시했다. 또 교사 학습공동체인 '더 클래스(THE CLASS)' 운영을 통한 수업 전문성 신장과 학생수업 강화를 내걸었다.
결과는 '선정'이었다. 대전에서는 변동중과 특수학교 1곳(대전 해든 학교)이 올해 신규 탄소중립 중점학교로 뽑혔다. 이에 대해 김 교장은 "진심이 통했다"고 자평했다.
"교육 경력 35년째입니다. 늘 앎이 삶과 연계돼야 한다고 보고 지식이 삶에 적용되는 지행일치가 되는 교육을 강조합니다. 예전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체육 시간에 '수영의 종류'만을 가르쳤어요.
이런 정의적 지식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물속에서 10미터라도 헤엄칠 수 있는 생존수영 능력을 길러주는 게 지행일치 교육이죠. 지구 위기에 교직원과 학생, 지역사회가 함께 실천 방안을 고민하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진심이 통했나 봅니다."
상반기 동안의 자체 중간 평가도 긍정적이다. 변동중은 한 학기 동안 교사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과 학부모 공개수업, 과목 연계 융합 수업, 체험, 동아리 활동 지원을 통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우선 교사들을 대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역량 강화 연수를 벌였어요. 교사 학년 전문 학습공동체를 구성했고요. 지난 5월에는 탄소중립을 주제로 학부모 공개 수업을 했는데 학부모 참여도가 높았습니다. 융합프로젝트 수업도 잘 진행됐다고 평가합니다.
예를 들면 수학 과목의 경우 1차 함수를 푸는데 '쇠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25.6kg의 탄소가 배출됐다. 쇠고기 3kg을 생산하는 데는 몇 킬로그램의 탄소가 발생하나' 와 같이 실생활과 접목해 수업하더군요. 학생 대상으로는 과목 연계뿐만 아니라 숲 체험, 비건 페스티벌 등을 동아리 활동과 연계하고 있어요."
진심과 성심, 한 학급 증가로 이어지다
외적 환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집보다 학교 환경이 좋게 해 학교가 오고 싶은 곳이 돼야 한다는 게 지론입니다. 오는 7월 여름 방학을 이용해 학교 별관 공간을 생태와 환경을 숨 쉬는 곳으로 재구성하려고 합니다. 또 학교 정원 가꾸기, 사제 동행 텃밭 체험, 미션 대회 등을 통해 등굣길이 즐겁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려 힘쓰고 있어요."
2학기 계획을 묻자, 다양한 계획이 쏟아져 나왔다.
"7월에는 교직원역량 강화 전문 연수를 계획하고 있어요. 또 급식잔반 제로 캠페인, 학년별 숲 체험, 환경 주제 동아리 행사 등도 계획 중입니다."
이 학교는 올해 '교육복지 중점학교'로도 선정돼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교육복지 중점학교에는 교육복지사가 배치돼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사회 연계사업을 벌인다.
"최근 학교 교육복지사, 사회복지사, 학생들이 참여해 마을 안전시설을 일제 조사한 후 '우리 마을 안전지도'를 직접 제작, 배포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관련기관에 안전시설 확충도 요구했습니다"
김 교장은 인터뷰 말미에서도 '진심'을 강조했다.
"예전 어느 건설사 광고에 '진심으로 짓는다'는 카피가 있었죠. 건축도 진심으로 해야 하지만 사람을 성장시키는 교육이야말로 진심과 성심을 대해서 해야죠. 탄소중립중점 학교나 교육복지중점학교를 하면 그만큼 교직원들이 해야 할 일도 많이 늘어나요. 그렇지만 우리 학교 교직원들이 진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자부해요.
지난해 주변 초등학교를 돌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우리 학교의 교육철학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는데 그 덕에 올해 입학생이 많아 한 학급이 늘어났어요. 진심이 통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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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동아리 가려 했는데 소개 글에 마음이... 보람느껴요" https://omn.kr/24e5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