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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5월 30일 오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5월 30일 오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복직이 무산되면서, 윤석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도 방통위가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초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공언한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검사 등도 다음 순위로 추진될 전망이 나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강동혁 부장판사)는 23일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지난 5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한 직권면직 처분을 중지하고, 효력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바 있다. 본안 소송 결과와 관계 없이 한 위원장은 오는 7월 31일로 예정된 공식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됐다.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징수 이르면 다음주 확정

한 전 위원장 복귀가 어려워짐에 따라 방통위가 입법예고기간을 단축하면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안도 이르면 다음 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돼야 할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김효재 부위원장(국민의힘 추천), 이상인 위원(대통령 추천), 김현 위원(민주당) 등 3명 위원이 여 2, 야 1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한상혁 전 위원장을 면직하고, 민주당이 추천한 최민희 상임위원 내정자의 임명은 계속 미루면서, 상임위원 3인 체제가 불안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야당 위원이 반대하는 안건도, 여당 측 위원 2명의 합의로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다. 
 
방통위 전체회의 참석하는 김효재 직무대행 김효재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지난 21일 오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방통위 전체회의 참석하는 김효재 직무대행김효재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지난 21일 오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은 지난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통위 사무처가 보고한 공영방송 수신료(TV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접수했다. 김현 위원이 "공영방송 재원 구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면 국민에게 엄격한 피해가 온다"고 반발했음에도, 이들 위원은 시행령 개정안을 원안대로 접수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7일 수신료 분리징수를 권고한 지 7일 만의 일이었다.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와 관련해 방통위는 유례없는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6일 해당 내용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입법 의견 접수 기간을 10일로 제한했다. 통상 입법예고기간이 40일인 것과 비교하면, 30일을 단축시킨 것이다. 관련해 위법성 논란이 나오고 있지만, 방통위 관계자는 "법제처와 협의 하에 예고 기간을 정했다"고 밝혔다.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한 입법예고는 다음주 월요일인 6월 26일에 끝난다. 이에 따라 다음 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행령 개정안 의결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는 비판이 있더라도 눈치보지 않고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신료 분리징수 이후에는 KBS 이사를 바꿔 KBS 사장을 해임하는 수순을 밟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방통위 측 관계자는 "다음주 전체회의 개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다음주 위원들간 협의를 거쳐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재, 방문진 검사도 공언... "정부사람 앉힐 명분 찾는 듯" 

KBS를 비롯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 방송심의위원회, EBS 등에 대한 방통위 차원의 압박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난 3월 방통위 기자실에서 방문진에 대한 민법상 검사와 감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방통위 전체회의 의결 대상도 아니어서, 위원장 직무대행 권한으로도 가능하다.

최근 감사원과 법무부, 경찰청, 국세청 등 감사와 수사 전문 공무원들이 방통위에 대거 파견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방통위는 EBS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대한 보조금 사업 집행 점검도 하고 있다.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유시춘 EBS 이사장을 향한 감사라는 시각도 있다.

최진봉 교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방송사들을 가장 합법적으로 통제 가능한 방법이 방심위 제재를 통한 것"이라며 "방심위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승인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방심위 감사 등을 통해 정부 사람들을 앉힐 명분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상혁#방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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