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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시 일운면 회진지구 우수저류시설 내부. 204억 원 투입됐으나 부실 공사로 내부 벽면에 균열이 심하게 발생됐다.
거제시 일운면 회진지구 우수저류시설 내부. 204억 원 투입됐으나 부실 공사로 내부 벽면에 균열이 심하게 발생됐다. ⓒ 거제시
 
경남 거제시가 저지대 침수 예방을 위해 세금 204억 원을 들여 설치한 우수저류시설이 부실 공사로 무용지물이 돼 논란이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거제시는 상습 침수 지역인 일운면 지세포리 회진마을에 장마나 홍수, 폭우 등에 대비하기 위한 침수 예방 시설인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2020년 12월 공사를 시작했다. 저류용량은 2만5천 톤이며 가로 54미터, 세로 102미터, 높이 6.6미터의 대규모 공사로 총 공사비 204억 원(국비 98억 원·도비 20억 원·시비 86억 원)이 투입됐다.

해안가에 위치한 회진마을은 인근 소하천의 통수능력이 부족하고 여름철 집중호우와 바닷물 만조 시기가 겹치는 경우 침수가 잦다. 2012년 삼바 태풍과 2017년 집중호우 때 각각 주택 49개동과 63개동, 농경지 7.5헥타르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거제시는 1년 8개월의 공사를 거쳐 지난해 8월 지하 저장공간 설치 공사를 완료(1차 준공)하고, 이후 저류시설 상부에 성토하는 작업을 끝으로 같은 해 12월 최종 준공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1차 준공 후 며칠 뒤 태풍 힌남노가 접근하며 많은 비를 내렸고, 지하수 수위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철골구조물인 저류조가 떠오르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지하수 수위가 내려가면서 저류조는 다시 침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저류시설 구조물의 내·외부 벽체와 슬래브(상·하부 바닥), 기둥 등에 균열이 발생했다. 2센티미터 크기의 균열이 벽면 전체에 이어지는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고, 세부적으로 작은 균열도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거제시는 이 같은 사실을 11월에 보고 받고 12월에 공사를 중지했으며, 현재까지 응급 복구공사나 보수공사 등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한토목학회 조사 결과 기존 구조물의 균열, 압축파괴 손상으로 안전성 문제가 있어 보수·보강이 불가피하며, 그 원인으로 사전설계심의 및 실시설계 단계, 시공단계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성환 거제시 안전도시국장은 최근 거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대한토목학회 안전진단 검토 결과 파손 원인은 저류시설이 부상(浮上)하지 않게 작동할 앵커 시설이 없는 점, 부상 방지대책 관련해 도면에 Note(메모)로만 표시했고 이마저도 오류였던 점, Note 오류를 인지하지 못한 채 잘못된 수치를 기준으로 시설물 관리한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차 준공 후 태풍 내습 때까지 상부 슬래브의 타설 및 양생이 진행 중인 기간으로, 성토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구조물의 부상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거제시와 설계·시공·감리사는 지난 5월 8일까지 3번의 업무조정회의와 2번의 대표자 회의를 통해 전반적인 보수·보강대책을 논의했으나 복구방법에 대한 의견 차이와 또 각 회사의 과실 책임 범위와 비율 문제로 합의가 되지 않고 있다. 각 회사는 과실 비중에 대해 소송을 통해 재판부 판결을 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 국장은 "응급 보수보강 공사를 해야 하나, 소송이 진행될 경우에 대비해 현장 보존이 필요해 어떤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 제기되면 현장 감정 후에야 보수보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태풍이나 집중호후에 침수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 거제시민들게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뉴스광장에도 실립니다.


#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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