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생을 '절반 세대'라고도 한다. 1970년 출생아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2002년생은 50만 명 이하 출생아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50만 명이던 출생아수는 2022년 24만 명으로 줄면서 '두번째 절반세대'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와 무관하게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바로 충남 예산군 응봉면에 살고 있는 장성희(52)·강미선(44) 커플이다.
2002년도에 첫째가 태어나 이제 22살이고 둘째, 셋째 모두 연년생이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에 터울을 두고 넷째를 낳았다, 그리고 지난 6월 9일에 막내인 다섯째를 출산했다. 17년 만이다.
인터뷰를 하러 간 6월 26일은 다섯 번째 아기인 은서(1)가 출생신고를 마쳤다. 성희씨는 "이름을 갖고 처음부터 신문에 이름이 나오게 됐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대전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첫째는 부모님이 아기를 가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일산에서 대학에 다니는 둘째는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부모 입장에서는 너무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갖는다는 것에 부담도 느끼는 것 같아 눈치도 봤다. 하지만 은서가 태어나자 핏줄을 속이지는 못했다. 미선씨는 "막상 다섯째가 태어나니, 애들이 너무 예뻐한다"고 말한다.
은서를 낳으니 어머니 미선씨보다는 아버지 성희씨가 더 아이를 끼고돈다. 첫째부터 어머니보다는 아버지 품에서 자는 걸 좋아했다. 성희씨는 "내가 안아주면 울지 않고 잘 잔다. 포근해서 그런 것 같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지만, 미선씨는 "남편이 열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라며 티격태격한다.
사이 좋은 성희·미선씨 부부는 2001년 결혼했다. 결혼하면서 성희씨 부모님 댁 옆에 집을 짓고, 23년째 살고 있다. 긴 세월 함께 한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픔도 있었지만, 어머니를 모시고 아이들을 낳아 길렀다. 비교적 '젊은 부부'가 아이들 많이 낳으니, 동네에서도 부부를 좋아한다고.
더욱이 '사람 좋아보인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성희씨는 동네 이장도 보고 있다. 이장을 맡으면서 고민도 많다.
성희씨는 "예전에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름다운 동네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르신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빈집이 많다"고 말했다. 그 빈집을 자녀들이 와서 사는 경우도 있지만,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섯 아이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는 부부, 지석리 마을은 물론 다섯 아이들도 '절반 세대'가 아닌 '행복이 두배, 세배가 되는 세대'가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