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두고 이완용의 말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그러나 비슷한 '명언'은 이미 많았다.
지난 4일 이 대표는 국회에서 763개 시민·종교 단체가 참여한 '정전 70주년 한반도 평화행동' 대표단과 간담회를 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무엇이라고 이야기하더라도 전쟁보다는 평화가 낫다. 아무리 더러운 평화라도 이긴 전쟁보다 낫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엄청난 대량 파괴, 살상 후에 승리를 한들, 승전을 한들 진 적보다는 낫겠지만 그게 무슨 그리 큰 좋은 일이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는 매국노 이완용의 정신적 후손인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신 의원은 "아무리 더러운 평화라도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는 주장은 매국노 이완용이 '아무리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 이게 다 조선의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일제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한 발언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일 죽창가 괴담 선동에 앞장서 온 이재명 대표가 매국노 이완용의 '나쁜 평화'를 미화하다니 실로 놀랍고도 충격적인 상황"이라며 "이기는 전쟁보다 더러운 평화가 낫다면, 6.25전쟁 때도 우리가 북한에 항복하는 것이 더 나았다는 소리인가?"라고 물었다.
하지만 신 의원의 글과 주장이 합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왜냐하면 '평화와 전쟁'에 관한 비슷한 말은 이완용 외에 다른 사람들도 했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키케로는 "부당한 평화가 정의로운 전쟁보다 낫다"고 했다. 성직자이자 인문주의자, 근대 평화주의의 선구자라는 에라스무스 또한 "정당한 전쟁'보다 차라리 '부당한 평화'가 낫다"고 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좋은 전쟁이나 나쁜 평화는 결코 없다"라는 말은 너무나 흔히 인용되는 명언 중의 하나이다.
이런 명언들의 핵심은 '전쟁보다는 평화가 낫다'이다. 그 이유를 미국의 소설가 H. G. 웰즈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웰즈는 "우리가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전쟁이 우리를 끝낼 것"이라며 전쟁 자체가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