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경운동연합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보고서는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5일 성명을 발표하고 "IAEA 보고서는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제시한 자료에 근거해 일본 정부의 요청대로 오염수 해양투기에 면죄부만을 준 것"이라면서 "IAEA 보고서는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IAEA가 최소한의 대안 검토도 없이 일본 정부의 요청대로 오염수 해양투기에 면죄부를 주었다"며 "일본 정부의 용역업체가 되어버린 IAEA에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IAEA는 본래 건강을 검증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이 아니다. IAEA는 핵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기구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환경,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기구가 아니며, 건강역학조사나 예측과 관련한 전문기관도 아니"라면서 "검증능력이 없는 기구의 일방적인 보고서를 우리는 결코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실제 이번 IAEA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제대로 검증이 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IAEA의 보고서를 보면, ALPS(다핵종제거설비) 성능검증 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
현재 보관중인 133만 톤의 방사성 오염수 중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남아 있는 70%의 오염수를 ALPS로 몇 번의 재정화작업을 거쳐야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는 지 검증하지도 않았고, 앞으로 수십 년간 사용해야 할 ALPS의 설계 수명과 그 성능에 대한 검증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성능테스트와 고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지만 보고서에는 관련 내용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아울러 IAEA는 전 세계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방사성 물질의 생물학적 농축에 대한 문제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고, 도쿄전력 자료에만 근거해 국경을 넘어서는 영향이 없다는 섣부른 결론을 내렸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IAEA가 스스로 정해 놓은 방사선방호 국제 표준의 기본 원칙인 '정당화'도 평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당화'는 방사선 피폭 상황을 변경하는 모든 결정은 해로움보다 이로움이 더 커야한다는 원칙이다. 한국을 비롯해 태평양 주변국들은 피해만 보고 전혀 이익이 없는데도 이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IAEA는 '오염수 해양방류를 정당화할 책임은 일본정부에 있다'면서 책임을 회피했을 뿐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IAEA는 '적정성'에 대한 평가로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증발을 통한 방법이나 토양에 보관하는 방법 등 다양한 대안들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고, 오직 일본정부가 평가한 대안을 그대로 수용, 해양방류를 인정해버렸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결국 IAEA는 일본정부가 정해놓은 대로 맞춤형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 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IAEA는 스스로 일본의 용역기관으로 전락해버렸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IAEA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자신들은 언제든지 원자력 편에 서서 오염수 해양투기와 같은 부도덕한 행위를 옹호하겠다는 민낯을 드러냈다"며 "IAEA가 국제기구로써 존재 이유가 없음을 여실히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검증 능력이 없음이 드러난 IAEA의 보고서를 근거로 더 이상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강요하지 말라"며 "오염수 해양투기 면죄부만 준 IAEA 보고서는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