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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오송읍 호계리 병천천과 마을 내 농수로의 수량을 조절하는 제방 수문. 15일 폭우가 쏟아진 날 수문이 제 역할을 못해 농가 피해를 키웠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충북 오송읍 호계리 병천천과 마을 내 농수로의 수량을 조절하는 제방 수문. 15일 폭우가 쏟아진 날 수문이 제 역할을 못해 농가 피해를 키웠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 충북인뉴스

미호강과 병천천 물줄기가 합쳐지는 부근에 위치한 충북 오송읍 호계리. 호우 때마다 하천물이 역류하는 수문이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호계리는 마을의 3분의 2 이상 면적이 병천천을 맞대고 있다. 지대가 낮아 "호우주의보가 내리면 오송에서 가장 먼저 호계리에 연락이 온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농지 침수가 빈번한 마을이다.

하루 300mm가량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2017년 7월 16일 마을 농지와 주택이 침수됐다. 이후 긴급복구 작업을 진행해 배수장 1개소(2011년 설치)에 배수펌프를 증설하고 제방과 용수로를 보강해 주민들은 '물난리' 시름을 덜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2020년 수문 역류 현상이 또 반복되자 주민들의 요구로 수문 인근에 배수장(2021년) 1개소를 추가로 설치했다.

끔찍한 수마를 겪었던 2017년부터 6년이 지난 2023년 7월 15일 호계리 주민들은 "그날의 악몽이 되살아났다"고 이야기했다. 터졌던 제방이 또 터지고, 범람하는 병천천 물을 막아야 할 수문이 또 역류했다. 결국 마을의 150여 동 모든 비닐하우스가 침수됐거나 아예 물에 잠겼다.

마을 주민들은 수문이 제기능을 못 해 농가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15일 오전 3시, 물이 마을로 역류하기 시작했다"
 
 제방 바깥 수로에 설치된 수문 모습(좌). 제방 안 농수로와 연결된 수문 모습(우).
제방 바깥 수로에 설치된 수문 모습(좌). 제방 안 농수로와 연결된 수문 모습(우). ⓒ 충북인뉴스
 
 15일 제방 위에서 촬영한 제방 바깥 수로가 잠긴 모습( (좌), 제방 안 농수로가 잠긴 모습(우). 흰색 영역은 제방 안팎의 수로.
15일 제방 위에서 촬영한 제방 바깥 수로가 잠긴 모습( (좌), 제방 안 농수로가 잠긴 모습(우). 흰색 영역은 제방 안팎의 수로. ⓒ 충북인뉴스

수문 인근 비닐하우스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15일 오전 3시경에 수문을 통해 하천의 물이 마을로 역류하는 걸 봤다.

그는 "전날 저녁에는 정상적으로 농지 수로에 넘치는 물이 수문 밖으로 빠져나갔다. 새벽에 빗줄기가 더 거세져서 불안한 마음에 나가봤더니 수문을 통해 병천천 물이 쏟아져 들어오더라. 그때가 오전 3시 30분이었다"고 증언했다.

평상시 수문은 제방 안과 밖의 수량에 따라 열리고 닫힌다. 마을 내 농지에 수량이 부족하면 수문 안으로 하천물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한다. 반대로 호우 시 농지 침수를 막기 위해 수문을 닫아 마을로 제방 바깥 물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수문이 제기능을 못 하고 물이 마을 안으로 역류한 것이다. 최소 5시간 이상 1.2m 가량의 수문을 통해 병천천의 물이 제방 안으로 들이친 것이다. 

또한 농지 내 물을 방류해 줄 배수펌프장조차 작동하지 않아 물이 그대로 농지에 흘러들어와 피해를 가중시켰다. 주민들이 임시방편으로 오전 8시경에 톤백(마대자루)으로 수문을 막는 작업을 완료했으나, 이미 비닐하우스 천장까지 물이 들어찬 상태였다.

호계리 주민들은 침수를 방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단순한 보강작업이 아닌 강 범람과 호우 시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15일 7시 20분, 비닐하우스에 가득 물이 찬 모습. (주민 제공)
15일 7시 20분, 비닐하우스에 가득 물이 찬 모습. (주민 제공) ⓒ 충북인뉴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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