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25일 오후 2시 17분]
"더이상 못살겠다. 코웨이 방문점검원(코디·코닥) 최소계정 최저임금 보장하고 점검수수료 인상하라."
코웨이 임대(렌탈)제품을 방문점검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코디코닥지부가 25일 오전 코웨이 경남중부총국이 있는 경남 창원마산 불종거리 삼성생명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코웨이코디코닥지부는 이날 전국 9개 지역에서 "계정갑질 근절, 최소계정 최저임금 보장, 점검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방문점검원은 "가전제품 임대시장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지만 업계에 종사하는 전국의 3만 가전제품 방문점검원과 코웨이 코디·코닥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을 부정 당하는 특수고용직 신분"이라고 했다.
그는 "법과 제도상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일상적인 고용불안은 물론 저임금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코디의 업무는 렌탈 제품에 대해 고객의 시간에 맞춰서 방문하고 제품을 점검하는 일이다"라며 "고객이 약속 시간에 부재 중이면 차에서 다음 고객과의 약속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대기시간에 대해서도 금전적 보상이 없다"고 말했다.
방문점검원들은 최소계정의 기준을 정하고 그 최소계정에 대한 법정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노동환경을 요구하고 있다. 코디·코닥이 고객 집을 방문점검하는 일감을 '계정'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현장은 온갖 불합리와 부당함으로 얼룩진 갑질지옥 같은 상황"이라며 "일방적인 계정 조정으로 안정적인 급여를 보장받지 못하는 계정갑질, 생존권을 미끼로 영업 압박에 시달려야만 하는 영업강요, 거기에 더해 안 그래도 낮은 점검수수료를 토해내야 하는 수당 되물림, 부대공사 추가비용 떠넘기기 등 온갖 갑질로 떼어가면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초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수고용 8개 직종 평균임금보다도 낮아"... 코웨이 "대화 통해 이해 폭 넓히겠다"
노조 측은 "코웨이는 올해 1분기 매출 9400억 원, 영업이익 1700억 원으로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코웨이는 해마다 매분기마다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코웨이를 대신해서 고객들과 대면하며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 코디·코닥들의 상황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방문점검원의 평균시간당 임금은 특수고용노동자 8개 직종 평균 임금 6340원보다도 못 미치는 4520원이고, 방문점검원 중에도 코웨이가 가장 열악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코웨이코디코닥지부는 회견문을 통해 "코디코닥의 최소한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점검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 그런데 점검수수료가 너무 낮다. 게다가 최소 계정이 보장되지 않아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코웨이는 방문점검원으로 뽑아놓고는 영업으로 내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운이 좋게 이번 달 영업이 잘 되더라도 다음 달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영업이 어렵게 성사되도 영업을 뺏기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난공사 추가비용까지 뜯기는 실정이라 빛 좋은 개살구일뿐이다"라고 했다.
이들은 "그동안 특수고용노동자의 신분으로 사회적 사각지대에 방치됐다. 불합리한 노동환경과 생존의 위협 속에서도 코웨이의 성장신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묵묵히 일해왔다. 더 이상 못참는다. 참을 만큼 참았고 견딜 만큼 견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코웨이 측은 "코디·코닥은 자유직업소득자로 코웨이와 업무위임계약을 맺고 있기에, 고객에 대해서 방문판매와 제품점검을 함께 수행해 영업수수료와 점검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이번 노조 측 주장은 당사의 방향과 맞지 않지만, 원만한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