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4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국무조정실의 감찰 결과를 '꼬리 자르기'로 평가하면서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등을 통해 제대로 된 문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무능한 대처는 물론, 괴산 땅 투기 의혹 등이 드러난 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한 철저한 책임 규명과 함께 재난관리 주무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자진 사퇴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병기 민주당 수석사무부총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인재'로 결론내고 민간인 2명, 책임자 간부급 공무원인 실·국·과장급 관계자 12명 등 36명에 대한 수사 의뢰를 결정했다. 그러나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관련기사 :
정부 "고강도 감찰" 자신했지만...충북지사·청주시장 빠졌다 https://omn.kr/24zhk).
그는 구체적으로 "충북도는 지하차도 관리주체이자 교통통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수해 당시) 교통통제를 실시하지 않았고 청주시청은 수차례 범람 위기를 통보받고도 위기 전파 등 필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윗선의 책임을 일선 공무원들에게 떠넘긴 것이다. 민주당은 빠른 시일 내 행안위를 열어서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사무부총장은 그러면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두 명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상민 장관과 김영환 지사를 겨냥했다.
"참사 수습 대신 본인 땅 더 관심 보인 김영환, 행안위서 의혹 규명할 것"
김 수석사무부총장은 이상민 장관에 대해서는 재난관리 주무장관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행안부 장관은 국민안전을 위해서라도 사퇴해야 한다. 행안부는 재난관리총괄부서이지만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일선 경찰과 공무원에게만 그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 설령 법적책임이 없더라도, 장관이 어떤 책임을 지지 않는데 국민안전 혁신이 가능하겠나"라며 "오죽하면 (이태원 참사 관련)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기각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장관이 장관직을 그만둬야 한다는 여론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정지 상태였던 이상민 장관에게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에 대해 김 수석사무부총장은 "모두가 인재라고 하는데 참사에 책임 있는 어느 기관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는 이경구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발언을 거론하면서 '정치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도 누구도 책임을 안 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치적 책임은 대통령을 대신해서 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책임을 이상민 장관이 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사무부총장은 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해서는 "참사 수습 대신 자신의 땅 챙기기 행태에 국민들 분노가 커지고 있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 등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을 행안위 차원에서 확실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관련기사 :
[단독] 충북도, 오송 참사 수색 중에 김영환 지사 땅 입구 정비공사 발주 https://omn.kr/24wvi).
이에 대해 그는 "실종자 수색작업이 한창일 때 김 지사 일가 땅 근처 정비사업 입찰공고가 발주되고 지하차도 참사 대신 괴산의 본인 땅에 더 관심을 보인 듯한 김 지사의 행태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김 지사는 괴산군 일대에만 6167평 대농지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고 충북지사 당선 후에도 그의 부인이 1481평의 농지를 70% 이상 대출 받으면서 과감히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정비사업 입찰공고 경위와 괴산군 땅 투기 의혹 등을 소상히 해명해야 할 것"이라며 "농지법 위반, 장사법 위반, 산지관리법 위반 등 불법 3종 세트 의혹이라 봐도 무방하다. 행안위를 조속히 개회해 이러한 의혹들을 명쾌히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