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를 동반한 긴 장마가 끝나자 연일 불볕더위로 대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무더위 속에 유일한 생존 여성 독립운동가인 오희옥 지사를 어제(30일, 일요일) 낮 2시, 입원 중인 서울중앙보훈병원에 가서 뵈었다. 달포 전만 해도 면회가 어려울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안 좋아 내심 걱정했는데 이날 휠체어를 타고 병원 로비로 나오신 오희옥 지사를 뵈니 그런 걱정이 싹 가셨다.
지난 5월 11일, 공식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이 끝났어도 여전히 병원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 상황이지만 가까이에서 환자를 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어제 오희옥 지사 병문안에는 아주 특별한 분들이 함께했다. 함종곤 광복회 대의원, 최희용 광복회용인지회장, 황명하 전 광복회호주지회장, 황덕호 광복회경기도지부장, 권현 광복군사무총장(기자가 만나 본 순서임) 등이 꽃다발을 들고 오희옥 지사를 병문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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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희옥 지사 병문안 온 광복회 사람들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시는 모습,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와 병문안 온 황덕호 광복회경기도지부장 등 여러 인사들 |
ⓒ 이윤옥 | 관련사진보기 |
"어머니(오희옥 지사), 광복회 관련 여러분들께서 어머니를 뵈러 오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손을 흔들어 주세요"라고 오희옥 지사의 아드님인 김흥태 선생이 말하자 오희옥 지사는 오른손을 흔들어 반가움을 표했다.
"오희옥 지사님께서 저의 아버님 황갑수(1921~2009. 백두산 등정 때 83세) 광복군과 백두산에 오르셨지요? 제가 그 아들입니다. 오희옥(1926~, 백두산 등정 때 77세) 지사님 건강 잘 유지 하셔서 오래오래 저희 곁에 계셔주세요." 이는 황명하 전 광복회 호주지회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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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군 동지들, 고령에 백두산 정상에 오르다. 왼쪽부터 오상근 광복군(79세), 황갑수 광복군(83세), 오희옥 광복군(77세) 2003년 9월 23일. |
ⓒ 황명하 전 광복회호주지회장 | 관련사진보기 |
이날 오희옥 지사를 찾은 광복회 관련자들은 한목소리로 오희옥 지사의 건강이 오래 유지되도록 기원했다. 올해 97세, 병환 상태에서도 이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고 계신 것은 '강한 정신력'이 아닌가 한다. 특히, 3.1절이나 8.15 광복절이 다가오면 누구보다도 더 '광복의 감격'을 강하게 느끼고 계심을 느낀다.
긴 장맛비가 그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그 대신 미세 먼지를 쓸어내려서인지 어제 하늘은 가을하늘처럼 더없이 푸르고 청명했다. 모처럼 오희옥 지사의 얼굴도 환해 보여 기뻤다. 언제까지나 건강을 유지하셨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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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희옥 지사와 광복회 사람들 왼쪽부터 함종곤 광복회 대의원, 최희용 광복회용인지회장, 황명하 전 광복회호주지회장, 김흥태 오희옥 지사 아드님, 황덕호 광복회경기도지부장, 권현 광복군유족회 사무총장. 휠체어에 앉은 분이 오희옥 지사, 이날 병문안은 마스크 착용으로 이뤄졌으며 잠시 사진 촬영시에만 마스크를 벗고 바로 썼다. |
ⓒ 이윤옥 | 관련사진보기 |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는 누구인가?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 때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오희옥 지사 집안은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 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1900~1992),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 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