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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잼버리 대원들이 금산사 계곡에 발을 담구고 시원한 수박을 먹고있다.
잼버리 대원들이 금산사 계곡에 발을 담구고 시원한 수박을 먹고있다. ⓒ 금산사 제공

폭염이 계속되면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하자 무더위에 지친 청소년들을 위해 김제 금산사, 고창 선운사, 진안 마이산 탑사 등 전북지역 사찰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뼛속까지 서늘해지는 계곡 체험은 물론 수박, 음료수 등을 나눠주며 충분한 수분보충을 도왔고, 명상‧다도체험 등 한국불교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도 제공한 것. 참여한 대원들은 연신 "어메이징" "뷰티풀"을 외치며 몸과 마음을 시원함으로 가득 채워나갔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8월1~2일 입영식과 개영식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그러나 살인적인 더위에 열악한 환경, 준비 미흡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대원들이 무더기로 발생했고, 일시적으로 야영지 내 야외활동이 대부분 중단되기도 했다(관련 기사: 가디언 기자 찾아간 잼버리 참가자의 폭로... "국가적 수치" https://omn.kr/253df). 

상황이 악화되자 대한불교조계종이 지난 5일 긴급 지원 지침을 결정하고 이를 전국 사찰에 시달했다. 이에 영외 활동을 진행하는 사찰들이 급히 프로그램 변경을 결정, 세계 각국의 대원들이 한국불교문화와의 만남과 동시에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잼버리 대원들, 잠 제대로 못자 피로가 상당한 상태"

전북 김제 금산사(주지 일원 스님)는 애초 1.8km 거리의 '모악산 계곡 트레킹'을 계획했었으나, "대원들이 폭염과 열대야로 잠도 제대로 못자고 먹지도 못해 피로가 상당한 상태"라며 이를 취소하고 인근 계곡에서 수박을 먹는 '계곡 물놀이'로 재편해 진행했다. 대원들은 계곡에 발을 담그거나 물놀이를 즐겼다. 이와 함께 에어컨 시설이 있는 곳으로 대원들을 분산시켜 식사와 휴식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대기 공간에는 선풍기와 정수기를 설치해 열기를 식힐 수 있도록 도왔다.

폭염에 무너지는 건 대원들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마찬가지, 이에 금산사는 운영인력에 대한 지원도 빼놓지 않았다. 경내 찻집에 미리 비용을 지불해 운영진들이 아이스 커피, 전통차 등 음료를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스님들과 신도들도 스태프들에게 금일봉, 자죽염 등을 전달해 안전관리와 운영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했다.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이 휴식 시간에 댄스 배틀을 하고 있다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이 휴식 시간에 댄스 배틀을 하고 있다 ⓒ 신용훈

고창 선운사(주지 경우 스님)도 야외 진행 예정이었던 보물찾기 대신 보물 뽑기 프로그램으로 전환했다. 대원들은 보물로 뽑은 쿠폰으로 아이스크림, 수박, 음료수, 떡볶이, 핫도그 등을 맛보며 K-푸드를 경험했다고 한다. 특히 선운사가 제공한 명상과 다도 프로그램은 큰 호응을 얻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은 대원들은 강사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명상의 세계로 빠져들었고, 체험을 마친 이들의 얼굴엔 편안함이 감돌았다. 아울러 대원들은 선운사 은행나무 숲에 마련된 K-팝 댄스장에 모여 K-팝 댄스는 물론 각국의 음악과 함께 다양한 춤을 추며 잼버리를 즐겼다.

마이산 탑사(주지 진성 스님)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대원들을 맞이하고 있다. 1일 미국에서 온 대원 654명을 비롯해 2일 240명, 3일 240명 등 매일 수백명의 대원들에게 마이산 탑사 소개와 함께 범종‧법고 체험 등 불교문화 경험기회를 제공했다. 주지 진성 스님이 직접 시원한 음료와 차가운 목수건도 전달했다고 한다.

"잼버리 대회에 온 뒤 첫 수박, 감사하다"
 
  마이산 탑사를 찾은 잼버리 대원이 법고 체험을 하고 있다.
마이산 탑사를 찾은 잼버리 대원이 법고 체험을 하고 있다. ⓒ 마이산탑사 제공
 
산마리노 공화국에서 온 임마누엘라 대원은 "명상 및 다도 체험으로 며칠 되지 않지만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라며 "내가 자유로워지는 시간, 천년 넘는 시간을 버텨온 건물을 보는 경이로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온 알렉산드라 대원도 "사찰에 와서 탁본, 사찰 건물 구조, 명상 및 다도 체험 등을 참여했는데 그 가운데 명상과 다도 체험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새로운 경험"이라며 "한국의 절 선운사는 내 눈으로 본 것 가운데 가장 신기했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경관이었다"고 극찬했다.

불가리아에서 온 크라시미르(14)도 "잼버리 대회에 온 뒤에 체험장에서 얼음물과 수박 등을 무료로 받은 적이 없었고 공항과 본부에서만 받았었다"며 "(절에서) 처음으로 얼음물을 주고 보물뽑기를 통해 음료수, 아이스크림, 과일 등을 주셔서 정말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온 델루라(15)과 아일런(17)도 "한국의 사찰에 처음 왔는데 아주 아름답고 예뻤다. 한국에 올 기회가 또 있다면 템플스테이에도 참여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국스카우트 불교연맹은 잼버리 참가자들을 위해 전국 곳곳에 있는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을 여행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8개국 3920명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또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영외과정활동으로 금산사, 내소사, 선운사와 함께 사찰문화체험을 진행한다. 현재 잼버리 조직위원회에서 각 사찰에 수용인원을 늘려줄 것을 문의해 계획했던 9000여 명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일 대한불교조계종 측이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긴급 지원 지침을 전국 사찰에 전달했다. 이를 통해 사찰 측은 앞으로도 각국 청소년들이 남은 기간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법보신문에도 게재 되었습니다.


#젬버리#새만금#금산사#선운사#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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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자이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계기로 불교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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