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100일 사진을 찍고 양가 부모님을 모셔 식사하고 직장에 떡을 돌린다. 나와 아내는 아들의 100일을 특별한 방법으로 보내기로 했다. 아이의 100일을 감사하며 쌀 100kg을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아들의 이름은 '선(善)'이다. 선할 선. 아이가 선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겼다. 아이의 이름처럼 선하게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어, 이번 100일 기부를 준비하게 되었다.
쌀 100kg은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 시설에 드렸다. 마트에서 쌀 100kg 구매하고 차에 실어 직접 전달하는 모든 과정을 선이와 아내와 함께했다. 지금의 시간을 선이가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시간이 지나 사진을 보며 함께 나눔을 실천했던 이야기를 들려줄 생각이다.
천사의 집에서 원장님과 20여 분간 대화를 나누었다. 원장님께서 천사의 집을 설립한 동기와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계시는지 들었다.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는 30여 명의 장애인들과 함께 먹고 자며 지내시는 원장님이 높은 산처럼 크게 보였다. 선하게 사는 삶은 어떤 삶인가를 아들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 되었다.
2023년 여름은 유난히 슬픈 소식이 많이 들렸다. 그러나 여름의 끝자락을 지나는 오늘 아들과 함께 쌀을 기부하며 천사의 집에서 보낸 하루는 참으로 따뜻하고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