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신림역과 경기 서현역에서 무차별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여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를 모방하듯이 인터넷을 통하여 수 백건이 넘는 살인예고 글이 올라왔으며, 수십 건이 검거됐다.
시민들은 극도의 불안감 속에 생활하고 있으며, 호신용품을 구매하여 스스로 생명을 지키려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하여 이원석 검찰총장은 살인예고에 대하여 살인예비죄를 적용해 적극 구속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살인을 예고하는 행위가 무조건 살인예비죄로 처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행위가 살인예비죄로 처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살인을 예고하는 것이 살인예비죄가 적용될 수도 있지만, 사안에 따라 협박죄로 처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살인예비죄란 무엇인가? 살인예비죄는 형법 제255조에 규정되어 있다. 형법 제250조에 정한 살인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다.
이와 같은 살인예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으로 살인죄를 범할 목적과 살인을 준비한다는 고의 ▲객관적으로 살인죄 실현을 위한 준비와 실행의 착수에는 이르지 않은 행위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살인예비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죄로서 실형이 선고되는 중범죄이다.
결국 살인예비죄로 처벌되기 위해서는 살인하겠다는 고의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행위가 있어야 한다.
이에 단순히 인터넷에 살인을 예고하는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 살인예비죄로 처벌하기 어려우며, 살인을 위한 흉기를 구입하는 등 구체적인 범행 준비행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흉기 사진을 올리며 살인을 예고한 30대가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되기도했다.
단순한 장난? 협박죄 처벌 가능성 높아
반면, 어떠한 실질적인 준비 없이 단순히 장난으로 살인예고를 한 경우에는 살인예비죄가 아닌 협박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한 20대 남성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신림역에서 한국 여성 20명을 죽이겠다고 글을 게시하여 협박 혐의로 구속됐다.
이외에도 일부에서는 살인예고를 테러로 보아 테러방지법을 적용하여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테러방지법은 테러단체를 구성하거나 구성원으로 가입한 사람에 대하여 처벌해 단순히 살인예고를 한 것만으로는 적용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살인예고는 살인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행위가 있었다면 살인예비죄로 처벌될 수 있으며, 단순히(혹은 장난으로) 살인예고만 한 경우에는 협박죄 또는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서 처벌받을 것이다.
살인예고로 검거된 자 중 10대 청소년이 절반 이상이라고 한다. 대부분 10대 청소년은 과시욕이나 특정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글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살인예고를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켜 사회 혼란을 가져오며, 경찰력과 치안력 등을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크나큰 범죄행위다.
학교와 학부모님은 어린 학생들이 치기 어린 장난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한다. 이뿐만 아니라 국가는 치안을 강화하여 국민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범죄예방 노력을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국민 모두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경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법무법인 동천 김민규 변호사입니다.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