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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월급통장 화면 갈무리. 17일 오전 9시경 약 10분의 시차를 두고 똑같은 금액의 급여가 두 번 들어왔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월급통장 화면 갈무리. 17일 오전 9시경 약 10분의 시차를 두고 똑같은 금액의 급여가 두 번 들어왔다. ⓒ 신정섭
 
대전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A씨는 어제(17일) 오전 월급이 두 번 들어온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살다 보니 별 일이 다 있네요. 어차피 돌려줘야 할 돈이라는 걸 알지만, 다른 곳도 아니고 교육청이 어떻게 이런 황당한 실수를 했는지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잘못 지급된 급여는 5627명에 해당하는 170억여 원에 달한다. 170억여 원이 이체되어야 하는데 실수로 340억여 원이 지급된 것이다. 서부교육지원청은 이 사실을 17일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인지했고, 부랴부랴 금고 관리를 맡고 있는 농협은행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정정 처리'에 성공했다. 초과 지급된 월급을 100% 환수한 것이다.

이번 사태는 대전 서부교육지원청 담당자의 실수로 급여 이체자 명단이 농협은행 측에 이중으로 전송된 탓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교육지원청 재정지원과 관계자는 "교육청과 농협은행이 금고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체 내역이 중복으로 전송되면서 빚어진 일"이라며, "다행히 200% 지급된 급여 중 100%에 해당하는 금액은 밤 늦게 모두 환수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큰 혼란없이 수습 잘 이루어져

교육청의 교직원 급여 이중 지급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강릉교육지원청에서도 비슷한 실수가 있었고, 이보다 앞선 2021년 3월 청주교육지원청에서도 한바탕 환수 소동을 빚었다. 청주 사례는 교육지원청이 'e교육금고'에서 급여 이체를 할 때 해당 내역서를 농협 측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농협 담당자가 이를 '펌뱅킹(기업금융자동화시스템)' 이체로 이해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이 걸렸던 대전 서부교육지원청은 어처구니가 없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이체 내역 전송 시 여러 차례 확인을 거치는 등 시스템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일을 겪은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담당자 선처를 주문했다. 서부 관내 초등학교 교사 B씨는 "돈을 줬다 뺐는 게 어디 있냐?"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닌데 과하게 책임을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돌려줄 돈이지만 잠깐이라도 월급이 뛰어 행복했다. 담당자 징계가 추진될 경우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라도 써주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월급 두배#급여 이중 지급#대전서부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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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전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맘껏 놀고, 즐겁게 공부하며, 대학에 안 가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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