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에 있는 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이 유해 물질인 페놀 수백만 톤을 대기 중으로 불법 배출한 혐의로 기소돼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월 폐수 무단 방류로 환경부로부터 1509억 원의 과태료를 사전 예고 받은 바 있다. 지역 사회는 현대오일뱅크의 비윤리적인 기업 운영 행태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의정부지방검찰청은 현대오일뱅크 전현직 임원 등 8명을 폐수 및 유해물질 무단 배출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수년 동안 유해물질인 페놀을 포함한 폐수 130만 톤을 증발시켜 가스 세정시설의 굴뚝을 통해 대기 중으로 배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년 1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5년여 동안 이미 사용한 폐수 113만 톤을 재활용을 빙자해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자회사인 현대캐미칼로 불법 배출하고, 폐수 33만 톤을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현대오씨아이 공장으로 배출(2019.10~2021.11)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오일뱅크 측은 검찰에 '자회사로 폐수를 보내긴 보냈지만, 무단으로 배출한 것이 아니라 재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친환경적'이라며 맞섰다. 또 '페놀도 중화시켜 대기오염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판에 넘겼다.
환경망 구축에 투자하기로 해놓고 맹독 물질 계속 방류
지역사회는 엄청난 배출 규모에 주민 건강권이 심각한 위험에 처한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대기중으로 배출한 것이어서 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이 있는 서산뿐 아니라 인근 태안과 당진, 예산 등 충남 전역은 물론 경기지역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월 환경부로부터 대죽폐수처리장을 거치지 않은 폐수 33만 톤을 현대오씨아이 공장으로 배출, 물환경보전위반으로 1509억 원의 과태료를 사전 예고했다. 현대오일뱅크 폐수배출시설에서 나온 폐수에서 페놀이 배출허용기준(배출허용기준 페놀 1㎎/L, 페놀류 3㎎/L)을 초과해 페놀이 최대 2.5㎎/L, 페놀류가 최대 38㎎/L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서산시의회는 환경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오일뱅크 측에 사건의 진상을 숨김없이 밝혀 줄 것과 공개 사과를 요구해 왔다. 와중에 폐수 방류와 페놀을 대기 중으로 불법 배출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서산 대산공단에서는 지난 2019년 한화토탈 유증기 사고가 발생해 대기업 4사가 안전 및 환경망 구축에 8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 공소내용을 보면 현대오일뱅크는 이후에도 계속 폐수와 맹독 물질을 방류, 배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사회는 "그동안 알고 있던 내용이 빙산의 일각으로 드러났다"며 현대오일뱅크의 비윤리적인 기업 운영 행태를 규탄하고 있다.
서산시청 누리집에도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서산시의회 환경특별위원회가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있고,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과 정의당 충남도당 등은 성명을 준비 중이다.
서산시도 현대오일뱅크와 자회사 등 관련 3개 사를 불러서 강력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