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가정보원·검찰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 직접 들어 보기 위해, 그리고 동지(활동가)들을 직접 만날 수는 없겠지만 잠시나마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속으로라도 '힘내라'고 응원하기 위해, 멀지만 상경해서 방청하려고 한다."
 

오는 28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12호에서 열리는 일명 '창원 간첩단 사건' 첫 공판에 방청 투쟁을 하겠다고 나선 경남 창원지역 한 활동가가 한 말이다. 그를 포함한 활동가들은 이날 창원·진주에서 대형버스 3대로 '방청 투쟁단'을 조직해 상경한다. 진보 진영은 이번 사건을 '창원 간첩단 조작사건'으로 부르고 있다.

정권위기탈출용공안탄압저지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4명의 동지는 우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더욱 적극적이고 당당하게 재판 절차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며 "단순히 유리한 판결을 얻어내고자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파시즘 악법의 도구로 전락한 기관들을 심판하고 깨우치는 투쟁으로 가기 위해 더욱 능동적 자세로 임할 결심을 다지고 있다"라고 했다.

경남대책위는 "이 재판은 요동치는 국내외 정세와 심각한 전쟁위기 속에 진보민중운동의 정당성과 공안탄압의 부당성을 더 넓게 알려 내는 투쟁이다"라며 "지속된 공안기관과 수구 언론의 피의사실 공표 때문에 이미 간첩으로 여론몰이를 당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첫 재판인 만큼 많은 동지들께서 함께 해주시길 호소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방청 투쟁단은 이날 아침 창원·진주에서 출발해 낮 12시 30분경 서울중앙지법 앞 법원삼거리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대회"를 연 뒤 방청한다.

"악법 적용해 구속... 피해자들 돌아올 수 있도록 상경 투쟁"

이날 함께 상경하는 황철하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대표는 "28일 서울에 간다. 마음이 무겁다. '창원 간첩단'이라고 국가정보원에서 이름 붙여진 동지들의 첫 재판이 열리는 날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속자들은 지역에서, 현장에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자기 한 몸을 희생하면서 활동해온 동지들이다"라며 "이 땅에서 벌써 없어져야 하는 악법 중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구속시켜 버렸다"라고 했다.

황철하 대표는 "동지들은 무죄를 주장하며 국가보안법과 싸우고 있다. 첫 재판이 열리는 곳에서 동지들와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면서 "구속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동지들 곁으로 올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대표는 "헌법 위의 법이라는 이 악법, 국가보안법은 그 뿌리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치안유지법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탄생이 잘못됐지만, 77년 동안 독재에 항거하며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를 요구하는 이들을 탄압하고 독재정권의 연장과 유지를 위해 위헌적, 반인륜적으로 악용돼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국정원의 권한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국정 장악력이 미약한 윤석열 정권의 출범을 이용해 국정원 조직의 부활을 위한 기획사업이라 본다"라며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고 새 길을 열어가도록 함께 더 노력해야 하고, 우리들의 힘으로 동지들을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상경 투쟁에 나선다"라고 했다.

김군섭 진주진보연합 의장은 "간첩단 사건이라고 완전 조작한 것이라고 본다. 농사를 짓는 농민인데, 요즘 농사철로 바쁘지만 하루 서울을 다녀 오려고 한다"라며 "그동안 멀리서 걱정만 했는데, 무엇보다 첫 공판이라 중요하기에 가서 동지들한테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 주변에 방청 투쟁을 가자고 했더니 여러 사람들이 호응을 해서 함께 간다"라고 말했다.

김준형 진보당 진주지역위원장은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일부 언론들을 동원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대책위는 공판 전 집회를 통해 서울시민들에게 국가보안법의 부당성을 알릴 것으로 알고, 함께 하기 위해 상경한다"며 "구속돼 있는 국가보안법 피해자들과 함께 시대의 악법에 맞서 함께 싸운다는 마음으로 공판 참가를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국가정보원·검찰은 지난 3월 15일 특수잠입·탈출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통일·진보 활동가 4명을 구속기소했다. 그동안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단은 네 차례 재판 일정을 잡기 위해 공판준비절차를 진행해 왔다.

구속자들에 대한 구속 만료(6개월) 시한은 오는 9월 14일이다. (대)법원은 주소지인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국민참여재판을 요구했지만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권위기탈출용공안탄압저지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 '방청 투쟁' 안내문.
정권위기탈출용공안탄압저지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 '방청 투쟁' 안내문. ⓒ 경남대책

#국가보안법#창원간첩단사건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