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공무원노조들이 2024년 공무원 보수인상률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쳐 실질적으로는 보수가 삭감됐다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보수인상을 촉구했다.
대전광역시청공무원노동조합, 대전광역시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대전교사노동조합,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 노동조합은 31일 오전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 보수 예산을 재심의하여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 29일 국무회의를 통해 결정한 2024년도 공무원 보수인상률 2.5%는 지난해 물가상승률 6.0%는 물론, 올해 예상 물가상승률 4%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지난해 1.4%, 올해 1.7%로 최근 5년간 평균도 1.72%에 불과해 물가인상률을 고려하면 공무원 보수는 해마다 삭감되어 왔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낮은 인상률은 저연차의 청년공무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 공직을 떠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청년 공무원 처우개선 방안이 절실하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무회의에서 결정한 내년도 공무원 보수인상률 2.5%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한참 못 미치는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내년도 최저임금이 206만 740원으로 결정된 것을 고려하면, 9급과 8급 저연차 청년 공무원의 내년 보수는 최저임금보다도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2억 5천만 원, 고위 공무원들은 1억 원이 훨씬 넘는 고액 연봉을 챙기지만, 청년 공무원들은 내년에도 박봉에 따른 생활고에 시달려야만 한다"며 "사용자인 정부는 공직사회의 특수성, 민간 대비 임금수준, 생계비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또다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자며 특히 하위직 공무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경제 위기 때마다 우리 공무원 노동자들은 희생을 감내해 왔으나 참는 데도 한계가 있는 법"이라며 "최근 가파른 최저임금의 상승, 높은 생활 물가상승률, 그리고 고금리에 신음하고 있는데도 또 다시 희생을 감내하라니, 도대체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라고 분개했다.
"법인세, 부자 감세로 세수 축소... 하위직 공무원에 전가"
이들은 또 "건전재정이라는 핑계로 이 정부와 기재부가 저지른 조치의 뻔뻔함과 무례함은 이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재벌·대기업 집단의 법인세 인하, 부자 감세 그리고 온갖 규제를 풀어주는 조치로 세수가 대폭 축소되었다. 그 상당 부분을 국민과의 접점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하위직 공무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재벌·대기업의 곳간을 채워주기 위해 공무원을 희생양 삼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울러 "정부는 젊고 유능한 공무원들이 급격하게 퇴직이 왜 늘고 있는지를 직시해야 할 것"이라며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직사회에 들어왔지만, 빠르게 이탈하는 공무원이 급증하는 상황은 오롯이 정부의 책임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회를 향해서도 "이제는 국회가 답을 해야 한다"며 "국회는 적극적인 태도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여 공무원 보수에 대해서는 최소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만큼은 반영하여야 한다. 특히, 공직사회의 중추인 청년 공무원의 처우개선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오늘 우리의 이러한 절박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150만 한국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2024년 공무원 보수 예산 재심의하여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것 ▲공무원·교원·경찰·소방의 처우개선 방안을 즉각 마련할 것 ▲공무원 보수 물가연동제를 제도화할 것 ▲공무원보수위원회 재편하여, 법적 기구로 설치 운영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이용설 대전광역시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코로나와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고통분담이라는 미명 하에 공무원 보수는 물가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해 공무원 노동자의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공무원도 공무원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하다. 따라서 공무원 보수 예산을 재심의하여 최소 물가상승률이라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