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의 한 업체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임금체불과 관련해 업체가 재판부에 제출한 자료를 위조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이주민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파키스탄 출신 노동자 B씨는 A업체에서 3년여 동안 일했다. 매달 23~25일 가량 일했고, 노동 일수와 일당 11만 5000원(2021년 기준)을 곱한 금액을 임금으로 받았다.
B씨는 주휴수당, 퇴직금, 연차수당 등은 들은 바가 없고 받지도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A업체가 B씨에게 건넨 명세서에는 '노동일수 x 11만 5000원 - 관리비'라고 적혀 있다.
B씨는 자신이 주휴수당, 퇴직금, 연차수당 등을 받지 못했다며 노동부에 신고했고, 노동부는 A업체에 체불임금 600여 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업체는 이에 불복, 법률구조공단은 A업체를 상대로 현재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A업체가 (민사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에 제출한 서류가 다르다는 점이다.
A업체가 재판부에 제출한 자료에는 노동자에게 준 급여명세서와 달리 기본급, 연차수당, 주휴수당, 퇴직금 등의 항목이 명시되어 있다. 각각 항목에 금액도 적혀 있다. 업체 자료만 보자면 임금체불이 아닌 셈이다.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안건수 소장은 "업체가 노동자에게 준 급여명세서와 법원에 제출한 명세서가 다르다. 업체는 퇴직금, 주휴수당, 연차수당, 연장수당 등을 모두 지급했다고 하지만 실제 노동자들이 받은 것은 일당일 뿐"이라며 명백한 사문서 위조라고 주장했다.
B씨는 "퇴직금을 달라고 하니까 알바는 퇴직금이 없다고 하면서 그냥 가라고 했어요"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각각의 항목이 적혀있는 서류의 서명을 (전 담당자가)다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당시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설명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세세하게 알려주어도 잘 못 알아듣지도 못하고 미등록자이기 때문에 서명을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내국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했다. 다만 내국인은 4대 보험을 공제하지만 외국인들은 그런 것이 없어서 내국인보다 30~40만 원이 더 많다. 추가로 연차나 주휴를 지급하라고 한다면 외국인들이 내국인보다 50~60만 원을 더 받는 것"이라며 "내국인보다 더 많은 돈을 줄 수는 없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