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그러면 김만배와 신학림이 가짜 조작한 뉴스를 가지고 믿고 그러면 사실로 해서 그거를 평가해야 합니까?" -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
"아니,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 최경영 '최경영의 최강시사' 진행자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신원식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문제적 과거 발언들이 집중적으로 재조명되는 가운데, 신원식 의원을 국방부 장관으로 추천한 국민의힘이 이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을 피하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4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진행자와 설전까지 벌이며 신원식 의원의 개별 발언에 대한 평가를 회피했다.
발단은 신원식 의원의 과거 발언이었다. 신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이었던 2019년 9월 4일 '신인균의 국방TV'에 출연해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12·12 쿠데타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 돌아가시는 그 공백기에, 뭐 서울의 봄 일어나고, 그래서 저는 그때 당시 나라 구해야 되겠다고 나왔다고 본다"라고 평했다. 군사반란 및 내란 수괴 혐의로 사형 선고까지 받았던 인물의 군사 쿠데타를 두고 '나라를 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옹호한 셈이다.
하지만 이철규 사무총장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갑자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사이 대화를 근거로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보도했던 <뉴스타파>를 꺼내들었다. 언론의 불리한 질문에는 기승전'뉴스타파'로 대응하는 모양새이다.
최근 김씨와 신 전 위원장 사이 금전 거래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도의 신뢰도가 훼손되자, 여권은 공세를 취하며 이를 인용 보도했던 방송사들까지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회·가짜뉴스괴담방지특별위원회·미디어법률단 등을 통해 당시 이를 인용해 비평한 시사 방송 진행자들 역시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국민의힘이 고발 대상으로 찍은 인물 중 하나가 이날 이철규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한 최경영 KBS 기자이다.
"처음 듣는다"라며 답 회피한 이철규... 진행자 말 끊고 "함정" 반발
이 사무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신원식 의원을 장관으로 추천한 게 국민의힘 그것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였다고 밝혔다. 진행자는 신원식 의원의 12·12 쿠데타 관련 평가에 국민의힘도 동의하는지를 물었다. 이 사무총장은 "제가 그런 사실까지 어떻게 다..."라며 "우리가 파악된 바가 없기 때문에 제가 뭐라고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KBS 뉴스를 통해 이미 보도된 내용임을 지적하자, 그는 "그런데 제가 KBS 뉴스를 다 어떻게 보느냐?"라며 "어떤 발언이 있었는지 진위를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말씀드리기는 뭐하다"라고 구체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다음에 그러니까 과거에 그러면 김만배와 신학림이 가짜 조작한 뉴스를 가지고 믿고 그러면 사실로 해서 그거를 평가해야 하느냐? 그거는 아니잖나"라고 받아쳤다. 신원식 의원이 과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한 발언에 대해 당의 입장을 묻는 말에, 갑자기 <뉴스타파> 보도를 언급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 것이다.
진행자가 해당 발언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하려고 하자, 이 사무총장은 진행자의 말을 끊으면서 "제가 아직 확인하지 않은 사항을 갖다 말씀드리기 뭐하다"라고 반복했다.
그는 "우리 당에 확인하지 못한 걸 국민의힘 입장이냐고 이렇게 물으시면 뭐하잖느냐"라며 "신원식 의원은 우리 현재 당에 있는 최고의 국방 전문가다. 또 군에 있는 많은 후배들이 신원식 의원을 존경하고 따르는..."이라고도 강조했다. 진행자가 "신원식 의원의 이 발언도 존경하느냐?"라며 그의 당시 발언을 인용하자, 이 사무총장은 "제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를 모른다 이거다"라며 "함정을 파 놓고 저에게 답변을 요구하시면 제가 어떤 답변을 (하느냐)"이라고 반발했다.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이 사무총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뒤 "우리 한 사람의 일생을 가지고, 한 부분을 가지고, 우리 한 몸의 머리카락 하나 정도 있는 걸 가지고 그 사람 전부로 평가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반박했다. "과는 과대로 또 공은 공대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능력대로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활용하는 것이 인사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신원식 의원의 발언을 '머리카락 하나 정도'의 '과'에 비유한 셈이다.
그는 "우리 당의 입장은,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게 우리 국가 안보"라며 "안보에 대해서 전문적인 식견과 이런 역량, 이 군을 통솔하고 지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분이 중요하지, 무슨 달콤한 말로 국민들을 현혹하려고 하는 그런 분이 필요한 건 아니잖느냐"라고도 지적했다. 신 의원이 과거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본래 인사 취지에 맞게 능력과 자질 부분에 집중해야 하지 않겠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성일종 "자연인으로서 발언... 책임 있는 자리 가면 균형 잡을 것"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성일종 국민의힘 국회의원 역시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신 의원은 같은 유튜브 방송에서 과거 김영삼 정부가 제정한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이 규정하고 있는 처벌 대상자 범위를 비판했다. "좌파의 교묘한 담론과 공작에 보수 쪽에서도 세뇌를 당한 것"이라고까지 표현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성일종 의원은 5.18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를 적극적으로 주도한 인물이다.
성 의원은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에 맞서서 무너지는 대한민국에 대해서 싸우고 할 때, 조금 센 발언은 자연인으로 할 수 있었던 부분들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고려해 볼 사항"이라며 "또 국회에 들어와서 활동할 때 하고 또 그 강도가 틀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자연인으로서 시민운동하고 할 때 그런 발언 하고 또 장관이 됐었을 때 하고는 좀 틀리지(다르지) 않겠느냐?"라고 재차 강조했다. "좌우 정부를 막론하고 다 그런 경향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책임 있는 자리에 가면 나름대로 균형을 좀 잡을 것"이라며 과거 발언과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