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선거법 위반으로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 받은 서철모(국민의힘) 대전 서구청장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구의원들이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대전지법 형사6단독(재판장 김지영)은 지난해 12월 치러진 대전 서구체육회장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자에게 불출마를 요구하는 등 공공단체등의위탁선거에관한법률(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 구청장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서 구청장은 서구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김경시 전 대전시의원에게 불출마를 종용하면서 그 대가로 대전시체육회 부회장직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이 사건은 김 전 시의원이 서 구청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대해 14일 오후 전명자 서구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대전서구의회 의원 10인은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벌금 500만 원으로 살아남은 서철모 구청장은 구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서철모 구청장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서구체육회장 선거에 개입해 후보자 사퇴를 종용하는 등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관리해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도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은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 구청장은 범죄를 시인하고 유죄를 받았으나, 구청장직은 유지된다고 한다"며 "직은 유지된다 한들 범죄 낙인이 찍힌 구청장으로 주민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들은 또 "서 구청장은 서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서구 체육회장 입후보자에게 사퇴를 종용한 녹취록에 대해 '고도로 기획된 작품'이라는 말로 자신이 악의적 녹음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한 구청장으로서 중립을 지키지 않고 구정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구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자 '실체적인 진실이 나오면 그에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하며 끝까지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며 끝내 구민께 사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서 구청장은 수사기관의 조사에서도 범죄혐의 내용을 모두 부인하는 등 뻔뻔함을 보이다가 재판정에서 돌연 잘못을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하는 비굴한 모습을 보였다"며 "의회 본회의장과 재판정, 어디에서 거짓말을 하였든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 행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이들은 "서 구청장은 지난 1년 3개월을 자기 잘못을 시인하지 않은 채 소진했다. 그리고 벌금 500만 원으로 2년 9개월의 남은 임기를 얻었다"며 "이에 남은 임기를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법원의 판결은 끝났지만, 지금부터는 구민과 의회의 더 냉혹한 심판의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서 구청장은 행정의 신뢰를 추락시키고 서구의 이미지를 훼손한 데에 47만 서구민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촉구하고 "앞으로 공직자로서의 책임감과 공정성, 청렴, 품위를 지키고 법을 준수하길 바란다. 그것이 구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라고 충고했다.
한편, 서 구청장은 재판 직후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과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차후에는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