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행정관(3급)의 결혼식을 앞두고 국무조정실 소속 과장(3급 부이사관)이 일부 정부 부처에 장관 명의의 화환 발송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 소속 A 과장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B 행정관의 결혼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청년 정책 관련 부서가 있는 정부 부처에 전화를 걸어 화환을 보낼 수 있는지 물었다.
전화 받은 관계자 "공무원 생활 오래했지만, 이런 문의 처음"
대통령실에서 청년 정책을 담당하는 B 행정관은 국무조정실 및 청년보좌역이 속한 9개 부처(기획재정부·교육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청년정책확대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개 부처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무조정실에서 화환을 보낼 예정이 있는지 묻는 전화를 받았고 장관 명의로 화환이 나가는 문제여서 (관련 문의를) 담당 부서로 넘겼다"라며 "공무원 생활을 오래했지만, 이런 문의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 관계자도 "관련 문의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라며 "내부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전했다.
전화를 돌린 국무조정실 A 과장은 "일부 부처에 화환 발송을 문의한 적은 있다. 개인적으로 가볍게 여쭤본 것"이라며 "청년 정책을 위한 회의를 1~2주마다 진행하고 있고 수시로 소통하다보면 이런 얘기(결혼 소식)를 전달하고 그렇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화한 과장 "부적절? 가볍게 물어본 것"
결혼하는 대통령실 행정관 "자연스러운 일, 법적으로 문제 없다"
그는 '국무조정실에서 대통령실 행정관 결혼식에 보낼 화환을 정부 부처에 확인하는 게 부적절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어떤 부분에서 부적절하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결혼 소식을 (부처에) 알려드리고 보낼 계획이 있는지 물은 것"이라며 "(결혼을 몰랐던 부처에서) 내부 검토 후 보낼 수 있다면 (화환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며 답했다.
'화환 관련 문의가 국무조정실 청년 정책 관련 업무가 맞는지' 묻는 질문엔 "(공식) 업무는 아니지만 업무적으로 관련 있는 분의 결혼식이어서 물어본 것"이라고 답변했다.
B 행정관은 "결혼식과 관련해 제가 직접 각 부처에 (화환 발송 여부 확인을) 지시할 수도 없고 그럴 힘도 없다"며 "국무조정실에서도 (각 부처에) 강제하거나 그런 뉘앙스를 준 적이 없고 축기를 보내줄 수 있는지 정도를 확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조사에 있어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며 "국무조정실 및 9개 부처 청년보좌역 담당 과장과 매달 회의를 하는데, 그중 친분이 있는 사람들 일부가 제 결혼 소식을 알고 자발적으로 챙겨주자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저는) 공무원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담당 과장들한테는 청첩장조차 드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