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은 부산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남해안 따라 걷는 90개 구간 1470km로 중앙정부에서 만들었습니다. 남도 삼백리길은 전남 순천시에서 만들었으며 총 11구간 중 1구간은 해룡면 와온해변에서 노월 전망대를 지나 용산전망대, 순천만습지를 통과하여 별량면 화포까지 순천만 해안 따라 걷기 좋은 길 16km로 남파랑길 61구간과 일치합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꽤 이름난 덕에 나와 친분이 있는 경향각지의 동호인들이 일정을 잡아 종주 투어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순천시가 꽤 자랑했던 코스라 9월 초 고향방문길에 이 코스를 다시 한 번 걸으려 마음 먹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해룡면 상내리 와온해변까지 97번 시내 버스를 타고 가서, 용산전망대까지 거리를 착실히 안내하는 남파랑(남도삼백리)길 안내 표지 따라 와온소공원을 지났습니다. 이후 노월전망대와 구동마을 앞을 지나 용산전망대 약 150m(출발지에서 약 4km거리) 아래에 도착했는데, 전망대 올라가는 남파랑길 등산로 입구에 철제 울타리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기엔 순천만 습지 입구에서 매표 후 전망대로 가라는 안내표지판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황당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러면 그동안 용산전망대까지의 거리를 착실히 안내한 표지는 무엇이었던 걸까요. 돌아가는 길은 농로 등을 이용해 약 15km를 걸어가야 했습니다.
그곳에서 기존 남파랑길인 등산로로 약 150m만 올라가면 전망대이고, 갈대밭을 지나 약 3km만 가면 매표소인데 이렇게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래서 순천시에 민원을 제기했더니 지난 9월 6일 "현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기간으로 부득이하게 박람회조직위에서 순천만습지와 국가정원 단일한 요금체계로 매표-운영관리하고 있습니다. 박람회 기간이 끝난 후 말씀하신 구간에 매표소 설치를 검토토록 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답변을 듣고도 잘 납득은 되지 않았습니다. 매표소 설치가 어려우면 남파랑길61, 남도삼백리길 1 코스를 차단할 것이 아니라, 기존대로 통행하도록 해야 하지 않나요. 누가 한 일인지 알 수는 없으나, 철제펜스에 걸려 있던 안내 표지판은 부서져 있었습니다. 기물을 부순 것이 잘한 일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그곳을 방문한 이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였는지 예측 가능한 장면이었습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오는 10월 31일까지로 알고 있는데요. 그 전에 순천시의 적절한 조치가 신속히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