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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6일 오전 10시 54분]

취재 : 선대식, 김종훈, 김화빈 기자
사진 : 유성호 기자
종합 : 이병한 기자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구속이냐, 기각이냐. 약 1년반을 끌어온 검찰과 이재명 대표 사이의 첫번째 일전이 시작됐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쪽은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26일 오전 10시3분경, 부슬부슬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4번 법정 출입구 앞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이 대표는 한 손으로 검은색 국회 우산을 쓰고, 다른 한 손으로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출입구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취재진은 "영장심사 받게 됐는데 한 말씀 해달라",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서 어떻게 방어하실 것인가", "(백현동 개발사업 브로커) 김인섭씨랑 마지막으로 언제 연락했는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묵묵부답이었다.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그는 지팡이를 짚으면서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다. 이후 법원 직원의 안내에 따라 검색대를 통과해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3층에서 내린 이 대표는 왼쪽에 박균택 변호사와 우측 청원 경찰이 위치한 상태로 복도를 걸어가 오전 10시7분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321호 법정에 들어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법정까지 느린 걸음으로 약 80미터를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분 정도였다.

이 대표가 법정에 들어서면서 개정중이라는 불이 들어왔고, 통제가 시작됐다. 운명의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 이재명 대표, 서울중앙지법 영장 심사 출석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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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부터 법정에 들어서 일전 준비한 양측... 의료 인력도 대기  

이 대표 도착 직전부터 9시 47분부터 법정 앞에서는 청원경찰들이 분주하게 휠체어를 찾았고, 51분경부터 검은색 복장의 경찰들 10여 명이 복도에 대기하기 시작했다.

검찰 측은 일찌감치 법정에 자리를 잡았다. 오전 9시 26분 서울중앙지검 검사 4명이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법정에 들어갔고, 34분에도 4명이 들어갔다.

이 대표 측 변호인도 일찍 나와서 준비를 했다. 오전 9시 21분 박균택 변호사가 법정 문을 열었고, 29분 조상호 변호사가, 57분 전석진 변호사가 입정했다.

이 대표가 24일간의 단식 후라는 점을 고려해 만일 상황을 대비하는 모습도 보인다. 오전 9시 44분에는 의료 인력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빨간색 의료 가방을 메고 법정으로 들어섰다.

검찰은 약 1600쪽 의견서에 약 4시간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PT)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대표 측도 반박 자료를 단단히 준비한 상황이다.

오늘 영장심사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 가장 긴 심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2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 영상심사를 받았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경우 다음날 오전 5시경에야 결과가 나와 구속됐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다음날 해가 뜰 무렵에야 구속영장이 나왔다.

법원 삼거리 쪽에 지지-반대 양측 집회... 이 대표 차량은 그냥 지나쳐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서초동 법원 삼거리 부근에는 일찍부터 지지자들과 보수단체들이 각각 모여들었다. 서울중앙지법 정문 쪽에는 주로 보수단체 사람들이, 아래 큰길 쪽에는 주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위치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정의가 이긴다 정적제거 중단하라", "희망이 이긴다 민주주의 지켜내자"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기를 기원했다. 한 발언자가 "이재명 영장은 기각될 것이다,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발언하자 참석자들은 환호했다.

이 대표를 태운 차량은 이들을 그냥 지나쳐 법원 정문으로 들어갔다. 때문에 지지자와 반대자 양 측은 모두 이 대표가 들어서는 상황을 현장에서 알기 어려웠다. 이 대표 지지자 100여 명은 이 대표가 법원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지지 집회를 계속 이어갔다.

자유와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재명 구속", "사기단식", "증거인멸" 등을 외치며 손피켓을 들었다. 도로 양 옆에서 이들이 틀어놓은 스피커 소리가 너무 커서 경찰 무전 소리가 묻힐 정도였다. 오전 10시6분경 한 보수 유튜버는 "재명이가 들어갔습니다!"라고 외치며 앰프를 껐다. 이들은 "가자 가자 깜빵에 가자~"라는 트로트 노래에 맞춰 현장을 정리했다.

경찰은 이날 법원 일대에 기동대 버스 30대 규모의 인력을 배치했다. 특히 지지자와 보수단체 사람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게 하기 위해 분리하는 데 신경을 썼다.

영장 심사 길어질 듯... 증거인멸 우려와 건강 상황이 변수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백현동 개발비리 및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①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특경법 위반(배임) ②검사 사칭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위증교사 ③불법 대북 송금 관련 특가법 위반(뇌물)·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배임 혐의는 2014년~2017년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브로커의 청탁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하고 민간건설업자에 특혜를 제공, 공사에 200억 원 상당에 손해를 가했다는 것이다.

대북송금 관련 특가법 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이 대표가 2019~2020년 쌍방울 김성태 회장의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북한 방북 비용 대납 등을 요구하면서 김 회장으로 하여금 북한에 두 차례에 걸쳐 모두 800만 달러 상당을 지급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다만 구속영장 심사의 최대 쟁점은 위 혐의 자체보다 '증거인멸 우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장인 24일 단식 이후 불과 사흘만에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라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20일 낸 입장문에서 "검찰은 검사 약 60명 등 수사인력 수백명을 동원해 2년이 넘도록 제 주변을 300번 넘게 압수수색 하는 등 탈탈 털었다. 그러나 나온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은) '공사를 개발사업에 참여시켜 200억원을 더 벌 수 있는데도, 토지 무상양여로 약 1천억 밖에 못 벌었으니 200억원 만큼 배임죄'라는 공산당식 주장을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북송금은 자던 소가 웃을 일"이라면서 "법률가 출신의 유력 정치인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1회성 방북 이벤트와 인도적 대북지원사업을 위해, 얼굴도 모르는 부패기업가에게 뇌물 100억원을 북한에 대납시키는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3류 소설 스토리라인도 못되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제 정치의 최일선에 선 검찰이 자신들이 조작한 상상의 세계에 꿰맞춰 저를 감옥에 가두겠다고 한다. 명백한 정치보복이자 검찰권 남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영장실질심사#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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