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서남단에 위치한 고창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다. 고창갯벌, 고인돌 유적지, 판소리·농악 등 역사와 전통이 깃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곳이 고창이다. 또한 국내 최초로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인 만큼 자연적인 여행지가 많은 고장이기도 하다.
단풍이 본격적으로 물들기 전인 초가을 고창에서는 만개한 꽃무릇과 메밀꽃을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매년 많은 관광객이 넓은 들판에 사방으로 둘러싸인 가을꽃을 감상하기 위해 이곳을 찾기도 한다. 지난 9월 30일, 10월1일과 2일 만개해 절정을 이룬 가을꽃을 보기 위해 고창을 찾았다.
고창 선운산 초입에 위치한 꽃무릇군락지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꽃무릇군락지다. 예로부터 절 근처에 많이 심어 온 꽃무릇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나는 오래전 선운사 스님을 짝사랑하던 한 여인이 상사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무덤에서 꽃이 피어났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하나는 절에 찾아온 아리따운 아가씨에게 반한 젊은 스님이 짝사랑에 빠져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바로 그 자리에 꽃이 피어났다는 이야기다. 두 설화 모두 이뤄지지 못한 애틋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꽃무릇의 꽃말이 '이룰 수 없는 사랑' '슬픈 추억'이 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꽃무릇은 매년 9월 중순경에 만개한다. 선운산에서는 군락지 외에도 산길 옆으로 다른 나무와 풀 사이로 피어나 한층 더 아름답고 조화로운 꽃무릇을 감상할 수 있다.
선운산 남쪽에 위치한 전북 고창군 공음면에는 약 15만 평 규모의 민간 농장인 학원농장이 있다. 봄철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한 학원농장은 여름에는 해바라기를, 가을에는 메밀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매년 이맘때쯤 드넓은 들판에 한가득 피어 있는 메밀꽃밭은 수수한 매력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