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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6일 오전 11시 17분]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5일(현지시각) "R&D 예산 삭감 계획에 대한 한국 과학자들의 항의(South Korean scientists’ outcry over planned R&D budget cuts)"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5일(현지시각) "R&D 예산 삭감 계획에 대한 한국 과학자들의 항의(South Korean scientists’ outcry over planned R&D budget cuts)"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 네이처 보도 화면 캡처
 
윤석열 정부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국제 저명 학술지마저 우려를 드러냈다.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5일(현지시각) 'R&D 예산 삭감 계획에 대한 한국 과학자들의 항의(South Korean scientists' outcry over planned R&D budget cuts)'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네이처>는 "한국 정부가 2024년 국가 연구개발 예산의 대폭 삭감을 예고한 후 한국 과학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 지출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이번 발표는 연구자들의 이례적인 항의를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자 노조와 협회가 처음으로 한자리 모여 항의하고 있다"는 이어확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 부위원장이 참여하고 있는 노조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개최하고 국회에 서한을 보내 국민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해당 노조와 다른 단체들도 정부 계획을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작성했다"고 과학계의 반발을 보도했다.

"IMF 사태에도 유지되었던 R&D 예산... 30년 만에 처음 삭감"

<네이처>는 "이번 예산 삭감은 30년 만에 처음"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R&D 예산은 1991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고 2023년에는 GDP의 4.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1998년 금융위기를 겪었을 때도 R&D 예산은 꾸준히 유지되었고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을 세계 5대 연구 국가로 만들기 위해 R&D 예산을 GDP 대비 5%로 유지할 계획이라 말했다"라면서 이번 R&D 예산 삭감이 전례 없는 일이자 윤 대통령의 발언과도 부합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한편 <네이처>는 "정부는 이번 결정을 옹호했다"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삭감안의 목적을 '정부 R&D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요약했다"며 정부의 입장 역시 언급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외신대변인(사무관)은 매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뛰어난 연구 성과는 주로 연구 그룹 내 협력과 노력에서 비롯된다"며 "한국 과학자들은 유럽이나 미국 과학자들에 비해 국내 또는 국제적으로 협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국제 연구 교류를 위한 예산을 확대할 계획"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이처>는 "국제 협력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금 지원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정부가 연구 센터와 대규모 데이터 뱅크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기간에 걸쳐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케이 조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신경과학 및 기초 임상 신경과학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며 과기정통부의 입장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과학계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


또한 매체는 "이미 박사 학위와 같은 고급 자격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부족한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의 젊은 세대에게는 장기적인 협력의 전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STEM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고 수익성이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R&D 예산 삭감은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이동헌 카이스트 대학원 총학생회 회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네이처>는 "지난 8월 이 회장을 비롯한 6개 대학원 및 학부 단체들은 R&D 예산 삭감이 연구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공개 서한에 공동으로 서명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구비 삭감이 실제로 진행되지 않더라도 이미 사기가 떨어졌다. 설계에만 수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를 계획할 수 없게 됐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과학계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이다"라며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지적한 김두철 전 기초과학연구원 원장의 발언 인용을 끝으로 기사를 맺었다.

한편 국제 저명 학술지에서 윤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네이처>, <셀(Cell)>와 함께 국제 3대 과학저널이라 꼽히는 <사이언스(Science))>또한 지난 9월 19일 "과학 예산 챔피언인 한국이 예산 삭감을 제안하다(South Korea, a science spending champion, proposes cutback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여러 한국 과학자들의 우려를 인용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친 바 있다.
 

#네이처 #R&D 예산 삭감#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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