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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대학수능, 통합형으로 실시 발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에 참석해 선택형 수능 폐지 및 과목 통합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2028 대학수능, 통합형으로 실시 발표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에 참석해 선택형 수능 폐지 및 과목 통합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0일 교육부가 공개한 <2028 대입 제도 개편 시안>은 크게 '수능 개편안'과 '내신 개편안'으로 나눌 수 있다. 수능은 9등급 상대평가를 유지하되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수험생에게 같은 시험지를 제공하고, 학교 내신 9등급제는 5등급으로 조정하여 경쟁을 줄인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이번 대입 개편안이 수능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없애고, 창의·융합 인재 양성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긍정적 취지는 사라지고 결국 수능에 강점을 보이는 부유층과 특목고 학생 등에게 주는 '선물'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내신보다 수능의 영향력 커져

복잡하고 어려운 대학입시를 크게 3가지로 분류하면 학생부 중심 전형(수시), 수능 중심 전형(정시), 실기 중심 전형(수시·정시)이다. 실기 중심 전형은 거의 변동이 없으니 논외로 하고 이번 개편안으로 앞의 두 가지가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보자.

'2028 수능 개편안'에서 눈에 확 띄는 것은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으로 시험을 치른다는 점이다(아래 그림 참조).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는 사라진다 해도 국어, 수학, 영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 모든 영역을 공부해야 하므로 수험생의 학습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학력이 낮고 학생부 중심 전형에 기대는 지방의 일반고 학생들에게 더 타격이 클 것이다. 9등급 상대평가로 '서열화의 덫'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지난 10일 교육부가 공개한 '2028학년도 수능 개편안 요약' 자료화면 갈무리
지난 10일 교육부가 공개한 '2028학년도 수능 개편안 요약' 자료화면 갈무리 ⓒ 교육부
 
한편 '2028 내신 개편안'은 기존의 9등급제가 5등급제로 바뀐다. 수능에는 약해도 내신성적으로 학생부 중심 수시 전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지방의 일반고 학생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수능에 강점을 보이는 서울 강남 등 대도시 학생들과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학생들은 내신 부담이 적어져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예를 들어 외고나 과학고 학생들은 서로 등급을 깎아 먹기 때문에 내신 9등급제에서는 1점대 등급을 받기 매우 어려운데, 5등급제로 바뀌면 상위 10%까지가 1등급이므로 수혜자가 늘어난다. 내신의 불리함이 줄어들면서 수능에 강점을 가진 특목고 학생들은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서울 강남에 사는 학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이번 대입 개편안이 '공정한 수능'을 지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모 학력과 경제력이 대물림되는 현실에서 유치원부터 사교육으로 무장한 부유층과 특목고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대입 제도가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시로 40% 정도를 선발하는 서울 소재 대학의 강남 및 특목고 쏠림 현상은 심화할 게 뻔하다.

폭넓은 현장 의견수렴 거쳐야

교육부는 이번 2028 대입 개편안은 어디까지나 '시안'일 뿐이라며 11월 20일 공청회 등을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입제도 개편 때마다 늘 앵무새처럼 되풀이해 온 말이다. 겨우 한 달 남짓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충분히 시간을 두고 학교 현장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를 바란다.

교육부는 입으로는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말하면서 논·서술형 수능 평가문항 도입을 무한정 미루었다(일선 학교에 떠넘김). 당장 2025년에 전면 도입될 예정인 고교학점제와도 엇박자를 연출했다(이른바 '따뜻한 아이스 커피'). 그것도 모자라 사교육으로 무장한 부유층과 특목고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안을 마련했다. 2028 대입 개편안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관련기사] 5등급으로 넓혀 경쟁 완화? 결국 수능이 이겼다(https://omn.kr/25y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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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전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맘껏 놀고, 즐겁게 공부하며, 대학에 안 가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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